학술

복음주의권 ‘종교 간 대화’ 포럼, 기존 입장 재확인 그쳐

“포용주의 택했다 하지만 실상은 상대주의에 빠졌다”

복음주의 학자인 김영한 박사가 원장으로 있는 기독교학술원이 복음주의권에서는 이례적으로 ‘종교간 대화’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으나,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제20회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영성포럼 '기독교 영성과 종교 간 대화' ⓒ베리타스
 
김영한 박사는 ‘종교혼합’의 대표적인 예로 최근 우리나라 보수교회들의 공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를 꼽았다. 
 
김 박사는 개회사에서 “WCC가 추구하는 다원주의적 종교대화란 기독교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혼합주의 운동”이라며 “포용주의를 택했다 하지만 실상은 진리의 상대주의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종교다원주의자들은 그들의 계시론, 구원론, 기독론, 교회론에 있어서 이미 기독교적 전통을 떠나고 있다. 자기 정체성을 상실한 기독교신자들이 타종교인들을 만나면 자기의 확신을 증거하기보다 타종교인들의 확신에 오히려 설득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교 간 대화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이에 대해 “무슬림 세력이 강한 인도나 인도네시아에서는 무슬림, 힌두교인, 기독교인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호전적인 무슬림은 기독교회당을 습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종교간 공식적인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종교 간 대화에 임하는 기독교인의 기본적인 입장은 “선교적이고 복음화하는 변혁적인 입장”이라며 “여기서 변혁적 입장은 타신앙자들에 대하여 배타적인 태도가 아니라 저들의 신앙과 교리에 대하여 경청하고 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타신앙자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여 저들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한다. 여기에 변혁적 동기가 있다”고 말했다. 
 
바울을 예로 들기도 했다. “사도행전 14장과 17장에 보면 다원주의적 시대였던 초대교회 시대에 바울이 다신론자들이나 스토아 학자나 에피큐리안 학자들과 대화를 한 목적이 오늘날 종교다원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그들의 전통을 더 잘 알기 위해서라든가 종교 간의 관계를 더 잘하기 위하여 대화를 한 것이 아니었다”며 “바울의 일차적인 관심은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개종시키기 위한 복음의 선포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서는 '유교와 기독교'를 이동주 선교신학연구소장이, '이슬람과 기독교'를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장이, '불교와 기독교'를 이상직 호서대 부총장이 발표했다. 

이동주 소장은 최근 부산에서 폐막한 WCC 제10차 총회의 선언문 중 하나인 ‘함께 생명을 향하여’의 7개 항목에서 종교다원주의, 반개종주의가 나타난다고 비판했다. 7개 항목은 '59항-교회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포용적인 공동체가 되도록 부름 받았다', '93항-하나님의 영은 생명을 긍정하는 모든 문화 속에서 발견된 수 있다. 성령은 신비로운 방법으로 일하시기에 우리는 다른 신앙전통들 안의 성령의 활동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94항-대화란 종교적 차원에서 볼 때 우리보다 앞서서 구체적인 삶의 정황 속에서 그들과 함께 해오신 하나님을 만난다는 기대와 더불어 시작할 때만 가능하다' 등이다. 
 
문상철 원장은 무슬림과의 대화에 있어서 필요한 기독교인의 영성에 대해 발표, “무슬림과의 대화를 위해 필요한 영성은 성육신적 영성 – 본질적으로 사랑을 열쇠로 보는 것”이라 피력했다. 또 “무슬림과의 대화에는 인간적인 신뢰 구축과 인내심에 기초한 차분한 논증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인내심이 필요한 것은 죄성을 가진 모든 사람들과의 대화에 있어서 공통조건일 것이다. 특별히 무슬림의 경우 총체적 관점으로 인한 이데올로기적 경향, 집단주의적인 문화로 인한 집단 압력의 요소 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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