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화여대 대학교회서 아시아기독교사학회(회장 김흥수) 제5회 학술대회가 열렸다. ⓒ베리타스 |
23일 열린 아시아기독교사학회(회장 김흥수) 제5회 학술대회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시도가 이뤄져 주목을 모았다. 이화여대 대학교회 2층 소강당에서 열린 이날 학술대회에서 김영동 교수(장신대, 선교학)는 ‘인도네시아 기독교인과 무슬림 간의 만남과 갈등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먼저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대화가 대개 그랬던 것처럼 논쟁적으로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해 "양 종교가 지니고 있는 상대 종교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의 극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십자군 전쟁(1095~1299) 이후에 기독교와 이슬람의 관계는 상호 배타적으로 적대감과 공포감으로 물들게 된다. 십자군 전쟁은 무슬림을 회심시키기 위한 선교운동이 아니라 쳐부수고 정복하기 위한 것이었고, 역사적으로 보아 기독교에 귀속되어 있다고 믿었던 팔레스타인에서 그들을 몰아내기 위한 운동이었다. 이처럼 기독교가 이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복의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어 이슬람 역시 기독교의 신앙을 오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선교사들이 식민주의와 기독교 사역을 구분했지만 무슬림은 여전히 이 양자를 승리주의적이며 제국주의적인 동일한 칼의 양날과 같은 존재로서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슬림 인구수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기독교는 소수에 불과한 인도네시아에서의 종교 간 대화가 갖는 의미를 확인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기에 이슬람이 아닌 종교, 즉 기독교를 믿을 수 있으며 포교 활동도 가능하다.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의 종교 간 대화는 종교적으로 소수인 기독교의 입장에서 종교적으로 다수인 이슬람과의 대화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지를 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기독교사학회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베리타스 |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최근에 기독교와 이슬람 간에 협력과 열린 대화를 위한 두 번의 협의회가 있었다고 했다. 정부의 종교국과 그 관할 하에 있는 다른 종교단체가 1996년부터 1998년 사이에 시작해서 진행된, 종교 갈등과 사회적 불안 그리고 극단적인 동요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하려는 조치로서 이뤄진 협의회였다.
그러나 김 교수는 이러한 기독교와 이슬람 간 대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가 "1990년 이래로 폭력과 핍박은 단계적으로 확대되었고 9.11 테러 공격 전에 인도네시아 교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의 방화와 파괴를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 대화에 앞서 양 종교가 서로를 대하는 ‘자세’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극단적인 면에서 무슬림 폭력, 교회 방화, 신학교 공격, 부족과 종교 단체 간에 갈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 문제를 뿌리 뽑는 것이 어렵지만 기독교와 무슬림 간에 대화의 동기와 목적은 온건한 진보를 위한 바른 태도와 일치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두 종교가 장애물과 오해를 제거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식량을 나누어주고 환경을 보호하고 공동의 목적을 수행할 역량을 모을 수 있는 민주적이며 정의로운 사회를 건설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교수는 "건설적인 건강한 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상호교류, 교제와 관계형성 그리고 종교 지도자 간에 교류가 있어야만 한다"며 "(인도네시아에서)소수 단체로서 기독교인이 다수인 무슬림으로부터 많은 어려움과 실망을 당한다하더라도 그리고 우리 앞에 있는 길이 길고 믿을 수 없다고 해도 우리는 마땅히 수행해야할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