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영 한신대 신대원 전 원장 ⓒ베리타스 DB |
강성영 전 한신대 신대원장은 26일 오후 한신대 학술원 신학연구소가 주최한 ‘한신신학의 미래-기장성 회복을 위하여’ 심포지움 및 대토론회의 주제 발제자로 나와 일부 진보 기독교인들이 갖고 있는 정치신학의 오해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강 전 원장은 "교회는 에클레시아, 즉 하나님에 의해 소집된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이다. 엄연히 세상의 정치적 당파, 이니셔티브 그룹이나, 시민사회 단체와는 다른 곳"이라며 "교회의 정치 참여는 현실 정치에 함몰되지 않아야 분명하게 하나님 나라의 희망을 선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전 원장은 이어 "교회의 정치적 참여는 교회가 정파와 정치세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한 정당성을 가진다"며 "그래야 교회가 미래의 변혁세력으로서 남을 수 있다. 이제는 명망가 중심의 개인적 정치참여나 단체나 모임 수준을 넘어서 기장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공의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70, 80년대 시대적 요청이었던 민주화에 대응을 한 기장을 포함한 진보 기독교를 향해선 "군사정권에 야합한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들과 달리 역사 속에서 인권과 민주화와 통일을 위한 정치적 투쟁을 신앙 고백적 차원에서 감행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기장이 한국현대사 속에서 인간화와 민주화와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측면을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 밖에 강 전 원장은 진보 기독교인들이 갖는 ‘상황신학’ ‘진보신학’에 대한 오해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먼저 현재에도 미래에도 기장과 한신을 대표하는 신학이 민중신학이라고 여기는 데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며 ‘상황신학’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제공했다.
그는 "민중지향성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신학유산이고 또 앞으로도 계승하여 새로운 변화 속에서 발전시켜야 할 신학의 방향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신학은 고형적인 것이 아니라 변해야 하는 것이고,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신학은 정주형이 아니라 유목, 즉 노마드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장신학은 고착된 상황신학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다만 신학적 인식이 상황적일 뿐, 신학의 과제는 현실지평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현실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는 지리상의 발견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그 탐구와 발견의 도상에서 가져야 할 나침반과 지도가 무엇이 되어야할지 늘 고민하는 신학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진보신학’의 오해에 대해 △진보를 표방하는 학문은 텍스트를 경시해도 좋다는 것이 아니라고 했으며, △진보적 학풍을 가진 학교라도 전통과 경건을 도외시 할 수 없다고 했다. 덧붙여, △진보성은 자기성찰과 비판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강 전 원장은 자기성찰과 비판과 관련해 "자기반성이 없는 진보는 이내 수구적이고 반동적인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며 "우리 기장과 한신은 끝없는 자기성찰과 혁신을 감행해야만 진보성을 기치로 한국교회와 사회에서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