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 대주교가 자신의 딸과 손주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다 ⓒEcumenicalNews |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성공회 대주교를 역임한 데스몬드 투투는 말한다, 용서는 쉽지 않습니다라고. 용서하기 위해서는 훈련해야하고 정직해야 하며 열린 마음을 갖고 시도해보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철폐운동의 선도자였던 그가 용서에 관하여 새로운 저서(『용서의 서(書)』)를 출판했다. 그 책에서 그는 어린 시절 자신의 아버지가 술이 취한 채 어머니에게 가한 신체적, 언어적 학대에 대해서 어린 아이로서 느꼈던 분노에 대해 말한다. 그 목적은 다른 사람의 비행을 용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현재 82세인 은퇴 대주교는 이렇게 썼다: “저는 지금도 그 술 냄새를 기억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눈에 어렸던 공포를 볼 수도 있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무자비하게 해치는 것을 볼 때 닥치는 무기력한 절망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용서의 서』는 투투의 딸인 응포(Mpho Tutu)와 공저한 것인데, 그의 딸은 성공회 사제이자 기도와 순례를 위한 투투 연구소의 실무이사이기도 하다. 투투는 인종차별정책 철폐 이후 남아프리카의 진실과 화해 위원회 위원장이 되었으며 위원회에서 1996년에 청문회를 시작함으로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민주주의에 크게 기여했다.
책 속에서 투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만일 내가 그러한 기억에 매달렸다면 나는 여전히 나의 아버지에게 보복하고 싶어 했을 것입니다. 그가 나의 어머니를 괴롭혔던 것과 꼭 같은 방법으로, 그리고 조그만 아이로서는 불가능했을 방법으로. 그러다 나는 나의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내가 너무나도 사랑했으며 자신에게 가해진 고통에 상응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던 이 유약한 인간을 보게 되었습니다.”
1984년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투투는 자신의 아버지가 오래전에 사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만일 오늘 그에게 말할 수 있다면 내가 그를 용서했다고 말하고 싶어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말했을까요? 나는 그가 나의 아버지로서 나에게 해준 온갖 멋진 일들에 대해서 먼저 감사의 말을 할 것입니다. 그런 뒤에 나는 그에게 나를 매우 슬프게 한 이 한 가지의 일을 그에게 말할 것입니다. 그가 나의 어머니에게 저지른 일이 얼마나 나를 힘들게 하고 아프게 했는지를 말할 것입니다.”
▲데스몬드 투투 주교의 신간 『용서의 서』 겉 표지. |
그는 자신이 왜 그런 일을 하려는 지를 묻는다. “그것이 나의 어린 시절 가슴 속에 새겨진 상처를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용서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가해자가 후회하며 모종의 배상을 할 때 용서하기가 훨씬 쉽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 받은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위해서 용서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용서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용서는 자기에 대한 관심의 최고 형식인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용서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의 고통 속에 갇혀 살며 “치유와 자유를 경험할 가능성, 평화를 얻을 가능성으로부터 차단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은퇴한 대주교는 자기 아버지가 술이 취해 늘어놓은 장광설에 대해 생각할 때 자신이 아버지에게 화가 났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화가 났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였기 때문에 나는 겁에 질려서 아버지에게 대들거나 어머니를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난 뒤 나는 내가 아버지를 용서해야할 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용서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투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너그럽기도 하고 이기적이기도 하며, 사려 깊기도 하고 경솔하기도 하며, 친절하기도 하며 잔인하기도 해서 그러한 “인간성의 핵심 자질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우리 모두는 실수를 저지르며, 그래서 우리 모두는 용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진리입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벌어졌던 일을 변경하거나 가해진 피해를 원상복구하기 위해 휘두를 수 있는 마술지팡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일을 바로 잡기 위해서 우리 능력 안에 있는 모든 일을 할 수는 있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