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장애인 차별하는 교회가 인권 말할 수 있나…”

정종훈 교수, 인권 의식 낮은 교회에 ‘쓴소리’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맨우측)가 인권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과제에 대해서 발제하고 있다. ⓒ박종배 기자

“교회가 왜 인권을 말해야 하나요?”

12일 오후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11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가 주최한 인권평화선교정책협의회에서 한 참석자가 던진 질문에 장내는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권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차별이 존재하는 불의한 사회를 변화시켜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인권에 관심을 갖고 신앙을 바탕으로 인권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고 답했다.

교회의 인권 운동이 저조한 오늘날 다시금 인권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번 협의회에서 이처럼 본질적인 질문이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권 운동의 신학적인 근거와 당위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포괄적인 과제를 제시한 정 교수는 한국교회가 인권 운동에 있어서 7가지를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인권교재 개발 △인권교육 시행 △인권을 실천하는 교회 운동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대변 △과거청산을 통한 인권 회복 △세계교회와의 연대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로서의 인권운동 인식 각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의 연대를 통한 인권운동이 강화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는 세계교회가 다루어 온 인권문제의 아젠다를 직시해야 한다”며 “세계교회의 인식과 흐름을 공유하여 하나님 나라가 지구적인 지평에서 이루어지도록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사회의 인권 개선을 주장하는 교회가 오히려 인권에 대한 의식이나 실천이 저조하다는 점을 지적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조직구성에 있어서 여성들을 배려하지 않는 점,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에 대한 투자가 저조한 점, 교회건축과 예배 시 장애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점 등을 비판했다.


정 교수는 “교회의 문턱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넘기엔 높은 곳이 많고, 장애인용 화장실을 갖춘 교회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교회가 먼저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서 인권을 말할 수 있느냐. 먼저는 교회가 인권에 대한 의식을 넓히고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의 인권운동 저변 확대와 실천을 위해서 그는 “인권교재 개발과 인권교육 시행이 시급하다”며 ”특히 신학대에서 인권에 대한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1시간여 발제를 마치고 가진 패널 질문 시간에 NCCK가 이제 70, 80년대 사고를 벗어나 강호순 등 연쇄살인범의 인권만큼 피해자들의 인권을 더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며 인권 운동의 새로운 방향 설정이 필요함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날 협의회 발제자로 김형완 국가인권위원회 정책총괄 팀장과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신학림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 이정호 신부, 이진권 기장 생명선교연대 교육위원장이 나서 ‘한국사회의 인권 상황과 교회의 과제’에 대해 모색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