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잔소 30주년…세계교회 남북평화 진전 위해 노력

세계교회 지도자들, 스위스 보세이에서 한반도 평화 위한 회담 가져

▲제네바 회담 참석자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WCC

6월 19일(목) 남북한을 포함한 34개국 출신의 교회지도자들이 스위스의 제네바 인근에 모여서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진전시킬 방안을 모색했다. 이 회담은 2009년 이래, 그리고 북한의 조선 그리스도인 연맹(조그련) 회장이 새로 임명된 이래 처음 개최됐다. 
지도자들은 목요일 회담의 말미에 배포한 성명서에서 평화를 진전시킬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그 방안에는 남북한 교회의 상호방문을 확대하기, 전 세계 청년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노력할 기회를 제공하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연례 기도일을 제정하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기도일에 맞추어 남북한 기독교인들이 참석하는 연례 에큐메니칼 모임 등을 계속 개최할 것도 제안했다. 
이번 제네바 회담은 세계교회협의회(WCC)가 후원하고 북한의 조그련 대표들과 남한의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세이 에큐메니칼 연구원에서 개최됐다. 
 이 회담은 도잔소 회담이 1984년에 개최된 이래 남북한 교회 사이에 진행되었던 논의를 계속하는 차원에서 기획되었으며 부산의 WCC 10차 총회 선언문을 이행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10차 총회(2013년 10월 30일~11월 8일)에서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연대의 원년을 선포했었다. 
울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는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보면서 인적, 정신적 교류와 그것의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를 느꼈다”며 “이번 보세이 회의에서 WCC 교회들의 협력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화해와 평화를 위해 협력하라는 10차 총회의 선언을 충실히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된 이번 <한반도의 정의, 평화, 화해를 위한 국제협의>에서는 한반도의 분단 및 교회의 분열과 관련된 다양한 사안들에 대한 발표와 논의들이 있었고 여러 번의 예배와 한 번의 합동성찬식이 열렸다.  
이러한 일정 가운데 강명철 조그련 회장은 “여러 나라 교회의 형제자매들이 모인 이 회합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불씨가 되고자 활발히 노력하려는 강한 의지와 희망을 보여준다고 믿는다”며 “임마누엘 하나님이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시며 정의와 평화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시기 때문에 에큐메니칼의 대의명분은...우리 주님의 특별한 가호와 은혜 아래 분명히 성취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발표된 성명서는 WCC와 전 세계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를 진작시키는 일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반도 분단 70주년이 되는 2015년에 대규모 국제 에큐메니칼 회담을 개최하기로 계획되어 있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 외에 다양한 에큐메니칼 회의와 협의회도 계획 중에 있다. 성명서는 또한 WCC가 전 세계 350 여 회원 교회로 하여금 올해 8월 10일을 필두로 매년 8월 15일 직전 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 주일’로 준수할 것을 장려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WCC는 기도 주일에 사용할 수 있는 한반도 화해와 평화를 위한 조그련과 NCCK의 공동기도문을 수 개 국어로 배포할 예정이다. 
성명서는 전 세계 청년들과 세계 각국의 지도자 및 의사결정권자들이 남한과 북한을 모두 방문할 기회를 갖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NCCK 총무인 김영주 목사는 “우리는 금년이 도잔소 회담 30주년이기 때문에 이곳에 모였다”라며 “도잔소 회담은 평화통일 운동의 선구적 역할을 했는데 벌써 한 세대가 흘렀다”고 회고했다. 이어서 그는 “이제는 남북한의 젊은 세대가 이 운동의 계승자로서 미래의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젊은 세대를 위해 신학적 토대와 훈련 프로그램 및 영적 자원을 제공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 중에는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돌아온 길원옥 할머니의 증언을 청취할 기회도 있었는데, 이 기회는 한반도를 위시한 동북아 일대의 정의와 평화를 주문하고, 그 지역에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여성의 참여를 요청하는 의미가 있어서 이 회담의 중요한 정황을 구성하기도 했다. 길 할머니의 증언은 여성이 전쟁 중에 가장 많이 고통을 당하기 때문에 그들이 평화 구축에 있어서 활발한 참여자가 되어야 함을 재인식하고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성명서도 “여성들의 참여와 기여가 없으면 진정한 평화는 성취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참석자들은 “적으로서의 이미지와 분단을 영구화하는 미디어에 의해 조성되는 증오”에 대응할 자원을 개발할 필요성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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