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WCC)가 지난 4년간 설립을 위해 협조해온 새로운 무기거래조약(ATT)이 9월25일(목)로 53개국의 비준을 받게 되었다. 시에라리온 등 7개국 정부가 22일과 24일 사이에 유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열어 ATT를 비준했다. 그리고 25일에는 나미비아가 조약에 서명하고 비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로써 조약을 비준한 국가가 현재 53개국에 이르며 여기에는 WCC 회원교단의 권고를 받은 정부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조약은 2014년 말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 조약이 다수 국가의 비준을 얻게 된 데에는 현재 중동 지역에서 벌어지는 무장 갈등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뉴욕에 모인 세계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올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는 “뉴스를 시청하다 보면 강력하고 효과적인 ATT가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가를 매일 상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간의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은 우리 모두에게 주신 하나님의 위대한 선물인데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무장 폭력 때문에 파괴당하고 있다. 무기거래를 통제하는 것은 오늘날 세계에서 테러와 폭력을 중지시키는 데 있어 필수적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국가가 조약의 비준에 참여한 데에는 WCC 교회정책제안팀도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교회정책제안팀은 지난 4년 동안 시민사회단체들과 협력하여 50여개국 정부와 강력하고 효과적인 ATT를 유도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왔었다. 협상 대상이었던 정부들의 거의 대부분이 현재 그 조약에 서명했다. 이로써 ATT는 여타의 다자간 군비조약과 비교해보았을 때 기록적인 시간으로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ATT를 위한 이러한 에큐메니칼 캠페인이 아프리카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현재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와 공동체가 불법무기거래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트베이트는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조항들이 들어 있는 ATT는 만시지탄이지만 탄생하게 되었고 처음으로 비준한 50여개국의 협조를 통해 어떤 나라나 무기거래상도 무시할 수 없는 조약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ATT에 서명한 국가들은 재래식 무기들과 부자재들의 모든 이동을 통제하며, 대량학살이나 민간인 공격 등의 전쟁범죄가 발생할 실질적인 위험이 있을 때 무기수출을 금지하고, 인권침해, 테러, 조직범죄 및 성 관련 폭력 등과 관련된 위험성을 평가하며, 허가받지 않은 사용자에게로 전달될 우려가 있는 무기의 선적을 회피하는 조처 등을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
한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진행된 갈등지역군비조사(Conflict Armament Research)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ISIS)에서 사용되고 있는 무기들은 미국과 중국에서 제조된 것들이다. <무기통제연합>은 최근 빈발하는 무력충돌을 부추기는 무기공급책이 누구인지에 대해 보다 강력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