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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믿노라 하면서 양심이 없는 사람들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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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박영돈 교수 페이스북)
▲박영돈 교수(고려신학대학원 교의신학)

목회자와 성도를 막론하고 한국 교회의 윤리의식은 사실상 부재상태로 보인다. 세상 사람들은 이미 진작부터 기독교인 하면 ‘믿음 따로, 현실 생활 따로'라는 등식을 떠올리기 일쑤다. 이에 대해 고려신학대학원 박영돈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앙양심의 문제를 꼬집고 나섰다. 박 교수의 동의를 얻어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주]

신자의 삶에 양심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성화와 거룩한 삶은 우리 양심이 얼마나 청결하고 예민한지에 달려있다. 양심이 깨끗한 만큼 거룩하게 된다. 성령이 우리 양심을 통해 우리를 거룩한 삶으로 가이드 한다. 양심을 통해 성령이 우리의 잘못과 죄를 깨달게 한다. 어떻게 행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우쳐준다. 성령이 우리 안에 바른 양심의 소리를 일깨워준다. 신비한 음성, 이상한 음성 들으려고 하지 말고 이 양심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양심이 둔해지고 어두워지면 이 소리가 안 들린다. 자기를 합리화하고 변명하는 자기기만의 음성만 들린다. 똑같은 잘못을 범하고 어떤 사람은 깊은 자책감을 느끼는데 어떤 이는 죄의식이 전혀 없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조자도 인식하지 못한다. 양심이 심히 굳어있는 증거이다.

성령이 우리 안에 일깨우는 양심의 소리를 무시하고 살면 그 양심이 점점 굳어지고 마비된다. 나중에는 양심이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면 성령이 전혀 깨우칠 수 없고 인도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고 했다(딤전1:19). 선한 양심을 버리면 믿음이 아무리 좋은 것 같아도 그 믿음은 파선한 것이다. 믿음과 선한 양심은 비례해야한다. 믿음이 성숙할수록 양심이 밝아지고 청결해져야 한다. 그런데 신앙 생활할수록 양심이 굳어지고 강퍅해지고 더러워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그것이 신앙생활에 가장 무서운 일이다.

오늘날 믿노라하면서 신앙 양심이 없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한국교회가 처한 심각한 위기이다. 그러니 믿어도 세상사람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양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신앙양심이 형편없이 더러워져 있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교회 생활로 인해 양심이 굳어질 수 있다. 매주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예배를 드림으로 우리 양심이 더 청결해져야 하는데 거룩한 것으로 인해 오히려 양심이 더 강퍅해질 수 있다. 거룩한 것을 계속 접하고 반복하다 보면 거룩한 것에 타성이 생긴다. 거룩한 것을 하찮게 여긴다.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가 우리 양심을 더 굳어지게 할 수 있다.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입에 달고 살며 거룩한 일을 반복하는 목사들이 가장 양심이 굳어질 위험을 안고 있는 사람들이다.

성령이 우리의 를 잘못과 죄를 깨우치고 바로 살도록 우리를 감화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감동도 받고 눈물도 흘린다. 그런데 마음에 감동받고 찔림 받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는 것으로 그치고 삶에 돌이킴이 없으면 그 양심은 점점 더 완고해진다. 다음에는 성령의 감동조차 느끼지 못한다. 오래 교회 생활한 이들 중에 양심이 굳어질 때로 굳어진 사람들이 많다.

신자에게 신앙양심은 생명 같이 소중한 것이다. 존귀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흘리신 보배로운 피로 깨끗케 된 양심을 더럽히면 그는 모든 것을 잃는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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