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불교계 시민단체, 손원영 교수 파면 철회 촉구

“손 교수 행동은 종교평화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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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우상숭배를 이유로 파면당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20일 오전 서울 숭인동 돈암그리스도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서울기독대학교가 훼불사건에 사과하고 모금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손원영 교수를 파면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11개 불교계 시민사회단체의 연대기구인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이하 불시넷)는 22일 입장문을 내고 파면 철회를 촉구했다.

불시넷은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에 몰래 들어가 법당을 훼손한 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불교인들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인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파면당한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불시넷은 또 손 교수의 행동이 "개신교인 스스로의 내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종교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손 교수의 파면사태를 계기로 종교 간 관용과 존중의 정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조성되길 촉구한다"고 했다.

아래는 불시넷이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손원영 교수의 파면 철회를 촉구합니다
-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의 파면에 대한 불교시민사회의 입장 -

불교시민사회는 지난해 1월 김천 개운사에 몰래 들어가 법당을 훼손한 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불교인들에게 사과하고 배상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인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학교 측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파면당한 현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또한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문의 상아탑에 걸맞게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손원영 교수의 파면을 철회할 것을 학교 측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손원영 교수는 사건 당시 개신교인으로서의 수치심과 학자로서의 양심에 근거해 사과와 모금활동을 벌였습니다. 또한 손 교수는 사랑과 평화의 종교인 개신교가 어떻게 폭력과 증오의 종교로 변질될 수 있는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온 학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런 손 교수의 행동을 문제 삼아 지난 23년간 근속한 양심적 학자를 파면하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다종교사회인 우리사회에서 이웃종교에 대한 존중은 종교를 지닌 사회구성원 모두가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입니다. 각 종교가 지닌 교리는 달라도 사회적 약자 보호와 인간에 대한 자비/사랑이란 근본적인 가치는 모두 동일합니다. 그러나 일부 비이성적인 개신교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적대적 행동은 지속적으로 자행되어왔습니다. 지난 2010년 봉은사 땅 밟기, 2000년 동국대 부처님상 훼손 등이 바로 일부 개신교인들의 비뚤어진 종교관에 근거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건들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불교인들은 가슴 속에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습니다.

종교 간의 극한 대립은 결국엔 파국으로 귀결됩니다. 중동지역의 혼란과 소요 사태, IS와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무분별한 테러 등은 바로 타종교에 대한 무관용과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사회 일부 종교인들의 이웃종교에 대한 차별과 무분별한 적개심을 방지하고자 그 동안 불교계는 차별금지법의 입안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습니다. 종교 간의 평화적 관계를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법적 테두리를 조성하는 것과 병행해 우리사회 종교를 가진 구성원들의 성숙한 의식이 반드시 전제되어야만 제도가 정착될 수 있습니다. 손원영 교수의 행동은 바로 개신교인 스스로의 내부 성찰과 반성을 통해 종교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불교시민사회는 손원영 교수의 파면사태를 계기로 종교 간 관용과 존중의 정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우리사회의 분위기가 조성되길 촉구합니다. 행여 이번 일로 인해, 우리사회의 개신교에 대한 편견이 심화되거나 혹은 종교 간의 갈등이 더 커지지 않길 희망합니다. 또한 손원영 교수의 의미 있는 행동에 대한 개신교계의 재평가와 서울기독대 측의 파면결정이 철회되길 촉구하는 바입니다.

불기2561(2017)년 2월 22일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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