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별세신학의 현대화’ 도약 준비하는 한신교회

분당한신교회 이윤재 목사 인터뷰

요즘 분당 한신교회는 분주하다. 밖으로는 판교 신도시 개발로 인구 유입이 시작됐고, 안으로는 전교인이 똘똘뭉쳐 '한신비전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0 프로젝트는 교회가 2020년까지 예배, 교육, 선교, 봉사 등의 분야에서 이루고자 하는 발전상을 구체화 한 것이다.

5월 초 도약을 준비하는 한신교회를 찾았다. 평일임에도 교회 곳곳에 성도들이 북적였는데, 알고보니 매일 인근지역으로 전도하러 나가는 전도대원들이었다. 교회 성도들과의 상담, 심방 등의 일정으로 꽉 찬 스케줄을 비집고 이윤재 목사를 만나 최근 교회 근황을 들었다.

▲이윤재 목사
- 2020년까지의 중장기 발전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리더쉽 쉬프트가 일어나는 한 과정이다. 이중표 목사님 타계 후 부임한 나는, 한동안 나의 목회 방향성을 일단 접고 돌아가신 분의 뜻을 이어가는 것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흐름에 맞춰 새로운 목회방향을 제시할 때가 되었다.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허허벌판이었던 교회 주변이 판교 신도시 개발로 인구유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교회상을 제시하고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 2020년까지 1만명 성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장교회는 개인구원 선교보다는 사회구원 활동에 더 치중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있는데.

'1만명 성도' 목표는 판교신도시의 영향도 있었지만, 나는 기장의 교회가 진정 좋은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장을 넘어서야 한다고 본다. 영혼에 대한 뜨거운 사랑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것은 없다. 우리교회는 일주일 내내 전도대원들이 발로 뛰며 전도하는 교회다.

- 에반젤리컬과 에큐메니컬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건가.

정확하다.

- 비전2020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인가.

첫째, 평신도들이 주축이 되는 목회다. 교인들을 위한 교회가 아닌 교인들의 교회(not for the people, but of the people)가 되어야 한다. 한신비전 2020 프로젝트도 평신도들이 8개월 간을 주체적으로 연구해 내놓은 결과다. 목회자의 리더십은 평신도들로부터 나와야 진정한 힘이 있다.

둘째, 미래세대를 세우는 목회다. 유초등부, 청소년부, 청년부를 강화해 각 담당목사들이 그 부서의 담임목사와 같은 역할을 하게 할 계획이다.

셋째는 세상을 섬기는 교회다. 교회자체의 존립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가 아닌, 지역사회와 세상에 필요한 존재, 필요한 도구로서의 교회가 되고자 한다. 2020년이 되면 교회재정의 70%를 교육과 지역 및 세상을 위해 쓸 계획이다.

▲이윤재 목사

- 이중표 목사의 별세신학도 이번 한신교회의 변화의 물결을 타나.

어느 시대나 통하는 신학은 없으며, 어느 한 신학적 용어로 모든 진리를 담아내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별세의 폐기가 아니라 별세의 발전인데, 현대인에 맞게 재해석하고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별세신학은 1970년대 당시 시대적 암울한 상황과 담석으로 7차례나 수술을 받은 이중표 목사님의 개인적 경험으로 죽음의 측면이 강조되었다. 개인적 실존주의의 신학으로 경도된 측면이 있는데, 그러나 본래 별세신학은 살리는 것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진 신학이다.

우리는 별세신학을 ①죽고 ②살고 ③살리고 ④살리게 하라, 이렇게 4가지 단계로 현대화 했다. ① 죽음은 예수의 십자가 영성이고 ②사는 것은 회복, 내적치유, 성령의 은총 등이고 ③살리는 것은 가정, 직장, 사회에서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④살리게 하라는 전도자, 목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 네 단계는 별세신학의 열매라고 할 수 있다.

- 교회 도약을 꿈꾸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교회 규모나 성도수에 얽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작고 큰것은 수량적 개념일 뿐 하나님 앞에서 중요하지 않다. 교회 부흥은 선물일 뿐 목적이 아니며, 우리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만약 한 목사가 일평생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랑했으나 교회규모는 영세했다고 치자. 그럼 그 목사는 교회 규모와 상관없이 그 자체로 큰 목사다. 반대로 교회가 아무리 커도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서지 않은 목사라면 하나님 앞에 작은 자다.

개척교회 목사들, 젊은 목사들에게 자존감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고 싶다. 내가 시골에서 작은 교회를 담임했을 때 나는 단 한번도 '작다'라는 수량적 개념으로 나 자신을 재단하지 않았다. 목회자는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은혜를 받아야 한다. 그 은혜가 자신 안에 쌓이면 영성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수평적으로 자연스레 흘러가는 것이 목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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