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종교간 대화가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해 있음을 그 동안의 논의가 적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근본주의와 복음주의로 편향된 기독교적 경향성이 대화에 협조적이지 않았고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가장 크다. 개 교회 중심주의에 빠진 보수적 기독교로부터 '이웃 종교'의 존재를 확인하는 일이 향후 더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학생을 위한 에큐메니컬 신학강좌’ 마지막 시간엔 감신대 이정배 교수가 '종교간 대화'란 주제를 놓고 강의했다. 이 교수는 이날 강의에서 기독교가 내외부적으로 편향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안으로는 근본주의적, 개교회주의적 편향성에 빠져있고, 교회 밖으로는 기독교 중심적 종교간 대화란 편향성에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에큐메니컬 신학자로서 겪은 기독교 중심의 후자에 관한 문제에 예리한 분석과 함께 비판을 겻들였다. 이 교수는 “그동안의 종교간 대화가 원리적으로 기독교 중심적으로 편향되었다는 이웃 종교인들의 의심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이는 종교간 대화가 기독교 주도적으로 이루어진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로서 귀담아 들을 부분이다”라고 했다.
이와 더불어 종교간 대화가 특정 학자들의 지적 유희에 불과하다는 교회 안팎의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종교간 대화가 또 하나의 학문적 영역이 되어 제 종교의 현실과 무관한 아카데미즘의 산물이며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고 했다. 이런 지적 역시 피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말했다.
이 교수는 '종교간 대화'가 합목적적 가치를 지녀야 발전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제껏 종교간 대화는 크리스천 아카데미를 중심으로 △ 수행(영성) △공동체(평화) △ 생태계 △ 문명의 전환 등을 주제로 삶을 위한 실천에 초점을 두어왔다.
이 교수는 이에 덧붙여 종교간 대화가 발전하려면 “종교간 대화는 진정한 세계화, 지구화를 위한 새로운 에토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기독교가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아시아의 제 종교가 자신의 정당한 보편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종교간 대화에 관해 △ '선교'가 아니라 '대화'를 말한 아카데미의 신학적 정체성을 발전적으로 살펴봤으며 △ 대화를 주도한 기독교 신학자들의 대화 원리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또 △ 타 종교의 핵심 본질을 있는 그대로 설명해 그들로부터 나온 대화원리를 소개하고 △ 이런 만남이(종교간 대화) 지구적 의식을 강화시켜 문명 비판적인 대안적 지구화의 견인차가 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