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독 대학생들, 고통받는 이웃 '타자'와 만나다

기윤실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 9주차, 강영안 교수 강의

기윤실 대학생리더십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들은 지난주 '종교간 대화'란 주제에 이어 9주차엔 본회퍼의 '타자'란 개념을 이해하고, 타자와 공감하는 사회적 리더십을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기독교의 비종교화>, <세속화 신학>, <성인된 세계>를 주창한 본회퍼는 신을 필요로 하지 않은, 즉 무신·무종교의 시대에 하나님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할 수 있는가에 진지한 고민을 했던 신학자였다. 그는 특히 타자의 개념을 도입해 “교회란 본질적으로 타자를 위한 존재이다”라고 말해 에큐메니컬 신학계에 새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타자'는 기본적으로 내가 아닌 또 다른 존재를 의미한다. 이 '타자'를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때 교회는 본회퍼가 말한대로 교회는 '타자'를 위한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가 본회퍼의 '타자'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기윤실

강사로 초청된 강영안 교수는 본회퍼의 이 '타자'를 공감하고 배려하기 위한 3단계를 누가복음 10장의 사마리아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그는 먼저 △ 타자가 어떤 감정인지 인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했고 △ 인지한 후에는 타자의 감정이 나의 감정으로 이동해야만 한다고 했다. 또 △ 감정의 이동이 된 후에는 의지를 통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즉, '인지'와 '감정의 이동' 그리고 '의지(행동)' 등 3단계로 나눠 설명한 것.

인지와 관련해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제사장, 레위인, 사마리아인 모두 강도만난 자를 '보고' 그 상태를 인지했다”고 말한 강 교수는 “그것은 주로 타자의 얼굴에 나타나는데 그 감정이나 상태가 어떤 것인지는 과거의 나의 경험을 통해서 인지하게 된다”면서 “따라서 공감과 배려를 위해선 인지력을 키울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것을 통해 얻울 수 있다”고 했다.

또 감정의 이동엔 “타자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되어야 하고 타자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 되어야만 다음 단계의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했고, 의지에 관해선 “나의 '의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누구도 행동을 강요하지 않으므로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이는 자발적 행동은 나올 수 없다”고 했다.

강 교수는 이밖에도 '타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선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고통받는 자)” 그리고 “고통 받는 자에게 자비(행동)를 베푸는 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김수정 학생은 “타인에 대한 정의를 여러모로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신 점이 참 좋았다”며 “타인을 나와는 차지하고 있는 공간이 다른, 피부라는 경계를 둔 존재로 생각해 본 것이 재밌었고, 어떤 정의보다 사마리아인의 비유로 실질적인 삶을 두드리시는 예수님 정말 멋졌다”고 말했다.

권인호 학생은 “일상 속에서 타자를 고려하는 구체적인 행위는 어렵고도 복잡한 일인것 같다”며 “이것이 삶의 궁극적인 목적성을 발견하는 길로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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