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다 다카시 박사 ⓒ이지수 기자 |
"한국은 일본의 환경오염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일본 생명농업운동의 선구자 스치다 다카시 박사가 한국에 '각성'을 전했다.
교토대 공학부 교수였던 스치다 박사는 자녀가 아토피에 걸린 것을 보고 환경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으며, 1973년 '쓰고 버리는 시대를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하며 유기농재배운동과 같은 생명농업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있다. 이날 강연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청파교회 공동주최로 청파교회 본당에서 열렸다.
스치다 박사는 "지금 일본은 필요 이상으로 자원을 소비한 죄의 '벌'을 받고 있는 중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1950년대에 이미 물질적 풍요로움을 체험한 일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비하고 또 소비했으며 지금은 그것의 벌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생명의 위기가 일본 전역을 뒤덮고 있습니다."
스치다 박사는 "3번의 장례식을 갔는데 3분이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초기에 발견하면 고칠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정말 고치기 힘든 병"이라며 소비 과잉으로 인한 환경오염에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골다공증의 확산도 마찬가지이며, 원인을 모를 질병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이상 성격을 보이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들이 너무 소란스러워서 초등학교 수업이 진행되지 못하기도 하고, 등교를 아예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아이들의 잘못일까요? 돈을 따라 살며 아이들이 살아갈 환경 파괴를 일삼아 온 어른들의 잘못은 아닐까요."
스치다 박사는 환경오염을 극복하는 가장 본질적인 방법은 '산업개혁'이라고 말했다. 전체산업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의 식량 자급률은 20% 정도로서, 나머지 80%는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석유자원을 흥청망청 쓰면서 만든 공업제품을 판 돈으로 식량을 사들여 오는 기형적인 구조이죠. 돌을 빵으로 바꿔먹는 꼴"이라며 산업구조가 공업 중심에서 농업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우리 세대에서 쓸 자원만 생각할 뿐, 미래 세대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치다 박사는 "한국도 일본처럼 넉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으나 행복한 사회가 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각성을 당부했다. 또 "일본이 과거에 한국에 저지른 큰 죄가 있습니다. 그것을 사죄받을 수 있는 길은 한국이 일본과 똑같은 환경오염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일본의 경험을 한국에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