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의 내용에 대해 "승자와 패자 없이 모두가 승자"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판문점 선언과 비교해 진척이 없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북한이 승자고 미국이 패자라는 식의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견을 나타내 주목을 받았다.
문정인 특별보좌관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대화문화아카데미 대화모임에서 발제자로 나서 북미 회담에 대해 남북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 '모두의 승리'로 평가했다.
문 특보는 "지금 가장 놀라운 것은 작년 한해에 비해 엄청난 대전환이 일어났다"면서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광에서 피스메이커, 평화 비핵화의 챔피언이 됐는데 일반 사람들이 보기엔 엄청난 쇼크로 다가올 것이고 저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어 "북한이 승자이고 미국이 패자라고 하는데 동의하지 못한다. 승자와 패자는 전쟁에서는 있다. 그러나 외교에서 완전한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상대적 게임이기에 모두가 승자"라 평가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북한, 한국 모두가 승자인 이유에 대해 문 특보는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원했기 때문에 승자라고 했고 북한은 체제 안정을 보장받았다는 데서 승자라고 했다. 또 한국은 싱가포르 선언 자체가 판문점 선언의 연장선상에 있기에 승자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북미회담 성과를 놓고 의견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CVID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에서 우리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서 논의한 것, 제가 아는 바로는 우리 대통령은 분명히 CVID를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어 "아마 북측도 그런 이해가 있어서 나온 게 '완전한 비핵화' 일 것인데, 그 맥락에서 남북한과 미국 지도자들은 '완전한 비핵화'가 CVID라는 이해가 있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북한만 CVID를 안 썼으니 승리했다고 보기 힘든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특보는 "CVID가 안 나왔다고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기본적으로 '완전한 비핵화'가 CVID라는 건 평균적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미군사훈련 중단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비판이 가장 큰데, 이번만이 아니라 한미간 연습을 잠정 중단 한 것이 과거에도 (92년과 94~96년 비슷한 이유로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며 "그런다고 한미동맹 약화되는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새로운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수교조약만 맺으면 다 해결 된다"면서 "주한미군 문제 포함해 한미동맹 문제는 북미수교 기본조약을 체결하고 그 안에 주한미군과 한미동맹에 대한 항목을 하나 정도 집어넣으면 된다. 예컨대 통일 후에 주한미군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