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은퇴한 김균진 교수 “다시 태어나도 조직신학 할 것”

은퇴기념 학술제 28일 연세대 신학관에서 열려

▲은퇴기념 학술제 전경 ⓒ베리타스
연세대 김균진 교수(65)가 22년간의 신학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했다. 은퇴식은 28일 연세대 신학관 예배실에서 동료교수 및 제자들이 모인 가운데, 예배형식을 띤 학술제로 진행됐다.

김균진 교수는 “교수생활을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정년퇴임을 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한참 물이 오른 상태에서 연구생활을 하고 있는데 퇴임을 해야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진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직신학의 체계를 세운 대표적 신학자로 인정받는 김균진 교수는 여러 장르 중 조직신학을 택한 이유에 대해 “그리고 조직신학의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그 체계가 확실히 서 있을 때, 각종 새로운 신학이론들이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말로 기록된 조직신학 책이 없었기도 하다”고 밝혔다.

종합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친 신학자로서 김 교수는 “사회에서는 신학이란 학문을 기독교라는 특정종교에 관한 학문이기에 별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러나 조직신학 교수직이 의미있고 자랑스럽다. 다시 태어나도 이 직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또 타학문이 세계의 현상들을 연구 분석하는 것에 반해 신학은 “아직 주어지지 않은 하나님의 메시아적 현실을 꿈꾸고 동경하며 그것을 언어화시키고자 한다”며 신학의 고유한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32년간 신학자로 살아오면서 김 교수는 “신학자가 가르치는 내용과 그의 삶이 일치한다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밝히며 “이 양자가 일치하지 않는 곳에 신학자,목회자들의 고뇌와 갈등이 있는데, 바로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고뇌와 갈등을 느낀다는 것은 곧 하나님이 기대하는 본래의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전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신학자,목회자는 우리가 기다리고 동경하는 하나님 나라의 새로운 현실이 먼저 자신이 존재안에서 '인격화'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기독교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신학자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나누며 김 교수는 함석헌 선생, 주재용 교수, 몰트만 박사 등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몰트만 박사의 첫 제자라고 알려져 있는 김 교수는 독일에서 몰트만 박사와 만났던 일, 뭔가를 선택해야 할 기로에 있을 때 몰트만 박사가 결정적으로 조언해 주었던 일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은퇴기념 학술제에 참석한 김명용 교수(장신대)는 김 교수에 대해 “학문적 수준이 높고 성서적이고 복음적 신학을 한국에서 발전시킨 귀중한 신학자”라며 “그의 신학은 한국교회와 신학이 경청해야 할 신학이고, 교회와 신학의 매우 귀중한 스승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배 교수(감신대)는 “그의 저서 「죽음의 신학」,「생명의 신학」은 단순한 이론적 사색의 산물이 아니라 김 교수 자신의 실존적, 상황적 인식의 열매이며 대단한 저서”라고 평했으며 “그는 인생의 끝자락에서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죽음의 현실을 파헤쳤으며, 그럼에도 새 창조비전을 갖고 생태학적 현실과 씨름하는 신학자”라고 밝혔다.

김균진 교수는 한신대, 연세대,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7년 3월부터 연세대 신학교수직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생명의 신학」,「죽음의 신학」,「자연환경에 대한 기독교신학의 이해」,「기독교 조직신학 Ⅰ-Ⅴ」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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