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의 증인을 중심으로 한 양심적 병역 거부를 병역 기피로 보고 있는 한국기독교연합(이하 한기연, 대표회장 이동석 목사)가 29일 논평을 내고 병역거부 처벌 합헌은 환영하나 대체 복무제 도입은 우려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기연은 논평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28일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에 대해 7년 만에 다시 합헌 선고를 내린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는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사람을 처벌하는 병역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고 했다.
한기연은 또 "그러나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 1항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림으로써 사실상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주라고 국회에 시한까지 정해 병역법 개정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이 판결이 심히 우려스러운 것은 현행 병역법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처벌하되 징역형 외에 대체복무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모법인 병역법 자체를 유명무실하게 만들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이다"고도 했다.
한기연은 특히 "병역 거부자를 법에 따라 처벌하되 그 처벌의 수단이 징역형이 아닌 대체복무라면 앞으로 군대 가기 싫은 이들로 하여금 안심하고 대체복무를 하라고 국가가 등 떠미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앞으로 국회가 어떤 방향으로 병역법을 개정하게 될지 지켜보겠지만 만에 하나 대체복무제가 병역 기피자들의 도피처가 된다면 성실하게 입대하는 국민과의 형평성은 물론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혜택이 돌아가는 국민 역차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기연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자기들의 교리를 내세워 소위 '양심적 병역 거부'라는 신조어가 만들어 졌으나 이는 종교를 빙자한 병역 기피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기독교인들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종교를 가진 모든 국민들은 종교적 양심이 없어서 군대에 가고, 여호와의증인 신도들만 양심이 있어서 군대에 안가도 되는 법을 국가가 제정한다면 앞으로 또 다른 이유로 국민의 4대의무를 허물어뜨리려는 시도가 반복될 것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기연은 "다시 말하지만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가 군말 없이 군대에 가는 것은 분단 현실에서 국가를 위해 마땅히 져야 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신성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이점을 분명히 명심하기 바란다"고 역설했다.
한편 여호와의 증인 측은 29일 헤럴드경제를 통해 "대체복무 기관을 어디에 두느냐가 문제"라며 "군 산하에 있어서는 안 되고 순수 민간 대체복무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간이 아닌 군 산하에 있는 대체복무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에 위배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