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존 웨슬리는 '당 짓는 것'을 경계했다"

 ▲30일 감신대에서 열린 '<존 웨슬리 논문집> 출판 감사예배' ⓒ이지수 기자

분열된 한국감리교회를 감리교회의 창시자 존 웨슬리가 봤더라면 무슨 말을 했을까.


웨슬리의 생각과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책, '존 웨슬리 논문집 1'이 한국웨슬리학회(회장 김홍기 감신대 총장)의 편역을 거쳐 30일 출간됐다.

한국어로 된 변변한 웨슬리 논문집이 전무한 한국 신학계에 이 책은 보물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 총 5개의 대주제-역사, 교리와 변증, 영성생활, 사회적 성화와 경제윤리, 총회록-로 구성되었으며 이하 24개 소주제를 알차게 다루고 있다.

웨슬리는 '메도디스트라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평이한 해설'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메도디스트의 정체성을 변증한다. "메도디스트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반복되었던 신앙생활의 모범을 따르고자 했을뿐  다른 새로운 신앙적 구상이나 계획들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메도디스트들은 공동체를 억압하려는 악한 영들을 경험하거나, 모든 신도들이 반드시 신앙생활 가운데 맺어야 하는 선한 열매들을 경험하였습니다."

메도디스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당(黨)을 짓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당을 짓는 일과 그 밖의 신도회 내의 난처한 일들은 제가 가장 두려워하며 경계하는 것들"이라며 "그것은 인간의 아집에서 비롯된 것이며, 하나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데 찌꺼기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편협함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은 눈을 들어 '더 큰 역사를 보는 것'. 웨슬리는 "신도회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일하심 뿐 아니라 영국의 전 지역과 온 세계에서 교파를 초월하여 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하여 소식을 듣을 때, 우리는 신앙의 편협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도 "한 달에 한 번씩 성도들과 함께 세계선교 보고 시간을 가지며 사고의 협소함으로부터 눈을 떴다"고 고백한다. 또 "사단이 교묘히 사용하는 분리·분파의 장벽도 산산이 무너졌다"고 말한다.

웨슬리가 참석하였던 총회의 기록에서는 순수성마저 느껴진다. '기독교 목사의 직임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총회 참석자들은 '그가 회계할 자인 것처럼 영혼을 돌보는 것'이라고 답한다. '어떻게 하면 신도회에서 교묘하게 환심을 사는 부도덕한 사람들을 막을 수 있을까요?'라는 흥미로운 질문도 던지는데, 이에 대한 답은 '첫번째 참석한 사람들에게 규정집(the Rules)을 주십시오. 이 일은 결코 소홀히 되어선 안 됩니다'이다.

이 책에서는 웨슬리의 교리와 경건생활에 대한 견해는 물론, 노예제도 등 사회적 주제에 대한 견해도 엿볼 수 있다. 당시 감리교 목회자들이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까지 성경 읽을 것을 권면 받았다는 대목 등에서는 목회적인 도전도 받을 수 있다.

한편 한국웨슬리학회는 이번 '논문집1'에 이어 '논문집2'를 출간할 계획에 있다고 30일 감신대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밝히며, "웨슬리의 논문 전편을 번역하는 작업은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신학계는 물론 세계신학계에도 큰 도전을 주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번역에는 김홍기 총장(감신대), 김진두 교수(감신대), 박문수 교수(서울신대), 윤영훈 교수(횃불트리니티 신학대) 등 총 14명의 신학자들이 참여했다.

한들출판사 ㅣ 2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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