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설치를 반대한 기독교대학 한동대(포항 소재) 총학생회가 다음날엔 반대 성명서까지 내면서 학내 사태가 네티즌들 사이 구설수에 올랐다.
한동대 총학생회는 이 성명서에서 “저희 총학생회는 분명히 반대 입장을 표했고 학교에서도 허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이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 우선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동대 총학생회가 분향소 설치를 반대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의 형태. 즉, '자살'이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먼저 전직 국가원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해 '국가적 비극'으로 보고, 지난 월요일(25일)부터 3일간 금식 기도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앙양심에 비춰볼 때 한동대 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설치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분향소 설치 반대 이유로는 △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 이념적 성향의 분향소 설치는 결코 옳지 않다는 것 △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대북정책 등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한동대 총학생회는 특히 “아프칸에서의 의롭고 아름다운 순교는 파렴치한 기독교 신자들의 철부지짓처럼 치부되었으며, 북한과 김정일에 대해 오판하여 끝없는 유화정책으로 김정일을 달래는 것만이 북한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알려졌다”고 했으며 “탈북자들은 유리방랑하면서 냉대를 당했고, 북한의 인권문제는 부당하게 금기시되었다”고도 했다.
또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시험과 2차 핵실험에 관해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제기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그 원인이 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한동대 총학생회는 “우리가 가장 겸허하게 노무현 대통령을 보내드리는 방법은 무엇입니까?”라고 되물으며 “죽은 자 앞에 제단을 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기도의 향을 올려야 할 때입니다. 겸손하게 무릎꿇고 청년, 지식인, 무엇보다 한국 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로 돌아오도록 하나님께 새로운 축복을 비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이 성명서에는 한동대 14대 박총명 총학생회장 외 박수근 경영경제학부 이지영 산업디자인학부 신민용 글로벌에디슨(GEA) 정서륜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김문정 생명과학부 이미선 GEA 박정은 국제어문학부 남윤성 생명과학부 이태훈 GEA 이종원 국제어문학부 노민지 생명과학부 조은주 GEA 최다은 국제어문학부 오현교 생명과학부 하임숙 GEA 김성아 국제어문학부 신명환 생명과학부 윤영훈 GEA 박현성 국제어문학부 김미선 생활관 간사 김유진 글로벌리더십(GLS) 송영호 기계제어학부 최은경 상담심리학부 김형진 GLS 허준석 기계제어학부 김은총 상담심리학부 한진식 GLS 최병철 법학부 김아영 전산전자공학부 황민혜 GLS 송수연 산업디자인학부 주충성 전산전자공학부 김세정 GLS 김정훈 GLS 등이 참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설치를 반대하는 한동대 총학생회의 이례적인 성명서가 발표되자 이 성명서는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토론방에 주요 소재가 되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이 성명서를 두고 갑론을박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한결같이'란 필명을 쓴 네티즌은 “총학생회 성명서를 지지한다”며 “꿋꿋이 진리를 수호하는 젊은이가 있어 이 나라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고, '사랑니'는 “작은 거짓된 자비로 인하여 타협을 가져오게 되면, 그 전체 덩어리는 그 작은 타협으로 인하여 부패하게 되어 있다”며 “우리는 진실을 거슬러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한동대 학생이라고 소개한 '은정'은 “(성명서가)총학생회 전체의 의견도 아니고 한동대의 의견도 아닌 총학생회장 본인 한명의 의견”이라며 “학교와 학생을 대변할 수 있는 위치에서 총학생회장의 개인적인 의견이 이런 파장을 일으켜 정말 너무 부끄럽고 또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했다.
역시 한동대 재학생이라는 'newsboys'도 “현재 총학의 독단적인 성명발표는 전체재학생의 의견수렴을 하지않고회장의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지금 한동대 내부에서도 평의회가 열리면서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