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여성을 상대로 불법촬영(몰카)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힌 유명 앵커의 일탈을 성직자의 일탈과 비교한 저널리즘 분석이 주목을 받고 있다.
평론가이자 대학 교수인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메신저로서의 앵커와 성직자는 "(진실 혹은 신의 메시지를 전한다는)강력한 믿음 위에 존재하는" 직업이라는 공통분모를 취하고 있다면서 무결점, 신적 권위로 포장된 이들의 일탈이 대중 일반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14일 KBS1 '저널리즘 토크쇼J'에 출연한 강 교수는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이 『뉴스의 시대』라는 책에서 인용한 "뉴스가 종교를 대신하기 시작할 때부터 근대다"라는 헤겔(Hegel)의 말을 곱씹었다.
강 교수는 먼저 오늘날 대중이 앵커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앵커도 다양한 퍼스나 중의 하나다. 페르소나(persona; 가면을 쓴 인격)라고도 한다. 가면 중의 하나일 텐데, 뉴스의 힘이라는 게 뭐냐면 특히 TV 뉴스 앵커 같은 경우는 그의 말을 팩트, 진실과, 사실과 연결하려는 습성이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알랜 드 보통이)뉴스와 종교의 공통점을 재미있게 들고 있다"면서 "가령 종교처럼 정시에 방송한다. 아침 7시, 오후 3시, 저녁 7시처럼. 그리고 거기에 나와서 뉴스를 전달하는 사람은 마치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성직자처럼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미지에 고정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 교수는 "저는 이번 사태가 좀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성직자의 성적 일탈이라든가 이런 범법 행위가 훨씬 더 크게 느껴지는 거는 지금 말한 것처럼 일종의 그런 이미지가 있기 때문인데 앵커는 어떤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그렇게 뭔가 진실을 전달한다는 굉장히 강력한 믿음 위에서 존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느끼는 배신감이라든가 놀라움이 성직자의 일탈만큼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