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기윤실 자문위원장)가 극단적 진영논리가 득세하고 있는 오늘날 한국사회에 대해 진영논리에 똬리를 틀고 있는 이념주의를 겨냥해 "우상숭배"라고 지적해 주목을 받고 있다.
손봉호 교수는 최근 발간된 기윤실 웹진 '좋은나무'에 기고한 글에서 "좌우 대립은 애꿎은 시민들 모두에게 큰 재앙이 아닐 수 없다"며 "적어도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고 신앙과 며 "절대가 아닌 것을 절대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따르는 것은 우상숭배"라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이어 "하나님이 가장 미워하시는 것이 우상숭배이므로, 그리스도인이라면 좌파, 우파 이념에 목을 매는 그런 죄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요즘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그리스도인을 적대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이념을 신앙보다 더 중요하게 여김을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성경과 보편적 윤리 기준으로써 이념을 평가해야 할 텐데, 이념을 기준삼아 기독교 신앙과 성경을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정도라면 이념이 충분히 우상의 지위를 얻었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스도교에 좌우이념 대립의 중재자 역할을 호소했다. 손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중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고등 종교뿐이고, 가르침의 초월성이나 영향력으로 보아 기독교가 그런 역할을 해야만 한다"며 "한국 기독교는 이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손 교수는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무엇보다도 우선 이념을 상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느 한쪽에 서서 다른 쪽만 고치라고 요구하는 한, 어떤 중재도, 화합도 이룩할 수 없다. 이념을 상대화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태도이기 때문에 참된 그리스도인은 중재와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손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이 좌우파 이념주의에 매몰된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좌·우를 초월하면서, 우파가 강조하는 '자유'도, 좌파가 추구하는 '정의'도 다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동시에 그리스도인은 '탐욕으로 가득 찬 우파의 뻔뻔함'과 '독선에 취해 있는 좌파의 위선'과는 모두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손 교수는 끝으로 "어느 쪽이든 잘못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성경의 가르침이나 보편적 윤리에 어긋난 잘못은 강하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그리고 하루라도 더 빨리, 근거 없는 거짓 절대에 대한 잘못된 확신을 버리고 타인의 권리와 의견도 존중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될수록, 그만큼 더 빨리 우리 사회가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