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동아시아 공생 위해 한-일교회 협력하자"

재일 한국인 인권 증진을 위해 한국과 일본의 교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일본기독교협의회 재일외국인 인권위원회 등이 주최한 '제 14회 외등법문제 국제심포지엄'이 22-24일 전남 강진군 다산수련원에서 열린 것.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이 심포지엄은 1980년대 이후 전개된 재일외국인의 지문거부운동을 교회가 지원함에따라 1987년 <외등법문제를취급하는전국기독교연락협의회, 外基連>가 일본에 결성되면서 시작됐고, 제1회 심포지엄은 <재일 한국조선인의 해방과 일본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관서학원대학 센가리 세미나 하우스에서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비극의 역사인 한일합병이 올해로 99년을 맞았지만 외등법(외국인등록법) 등 재일 한국인 인권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그러나 한국에서도 외국인노동자 인권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름에 따라, 이번 포럼에서는 국내 외국인노동자 문제, 국내 중국동포 문제까지 두루 논의되었다. 포럼 주제도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생'이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형민 교수(호남신대 기독교윤리학)는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에서 기본권 향유를 위한 법적지위를 얻기 위해 노력한 것을 두고, '이민족 소수자의 인권실현을 위한 역사적 사례'라고 평하며 이 문제를 많은 인권문제 중 하나로 보는 포괄적 시각을 드러냈다.

또 인권문제에 대해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인간적 고문이 자행되고, 공정한 재판이 거절되며, 신앙과 사상의 자유가 박탈되는 '불법경험'을 소수자들은 겪게 된다. 오늘 이웃이 당한 불법경험이 내일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인권의 보편성 논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재일교포 인권 증진은 어느 정도 열매를 맺었다며, "이제 고난 받는 '이웃'을 위해 양국 교회가 협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영 신부가(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 국내 외국인노동자의 인권문제에 대해 발제했다. 그는 1995년 네팔 외국인노동자들이 온몸에 쇠사슬을 감고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라고 명동에서 외쳤던 사건에서부터, '현대판 노비제도'라고 불리는 고용허가제까지 파헤치며, "외국인노동자들을 경제논리로만 대하던 악습에서 벗어나 외국인노동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문화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정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에 체류하는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문제는 한국이 일본보다 덜할 것 없는 '소수자 차별 국가'라는 시사점을 던졌다. 이영 신부는 "한국에 90일 이상 장기체류하고 있는 중국동포가 31만 485만 명(2008년 법무부 자료)에 육박하는데도 그들은 '외국인'이라는 낙인을 받고 우리 사회의 주변인으로 존재할 뿐이다. 또한 중국·구소련·일본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차별하는 재외동포법이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금번 심포지엄에서는 박경환 교수가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생>, 김건 목사(재일대한기독교회)가 <재일한국조선인과 이주민의 현재>, 오오시마 카오리 목사(일본기독교협의회)가 <'교회교육'지 중의 아시아>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폐회예배에서 이지마 마고토 일본기독교협의회 총간사는 "재일한국인 인권획득과 관련한 투쟁, 이주민의 배제와 주변화 문제 등은 우리가 붙들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한국·재일·일본의 삼자가 손에 손을 잡고 앞으로 나가자. 우리의 작은 걸음이 동아시아의 화해와 공생을 만들어내는 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학철 교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 부정하는 이유는..."

연새대 김학철 교수(신학과)가 상당수 기독교 신앙인들이 진화론을 부정하고 소위 '창조과학'을 따르는 이유로 "(진화론이)자기 신앙의 이념 혹은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의 모호성을 극복하는 원효의 체상용의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 사상과 원효의 체상용의 불교철학 사상을 비교 연구한 글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손호현 교수(연세대 신과대학)는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