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목회포럼 제 11회 정기포럼 |
“김수환 추기경도 넓은 의미에서 보면 존엄사를 선택했다.”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는 10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대표 신화석) 제 11회 정기포럼’에서 잘못된 죽음 문화의 확산을 경계하며 이 같이 말했다.
‘크리스천의 죽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조성돈 교수 외에도 이기춘 한국생명의전화 이사장, 박상은 안양샘병원 원장 등이 발제했다. 이 중 조 교수는 김 전 추기경의 죽음도 일종의 ‘존엄사’로 보는 등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추기경은 생전에 자신을 위해 어떠한 인공적인 생명연장 수단을 사용하지 말 것을 당부하였고, 그 당부는 그대로 지켜졌다.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그는 현대의학이 만들어 놓은 치료장치를 거부함으로써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광의적 의미에서 ‘존엄사’라는 것.
조 교수는 김 추기경의 이러한 선택을 전면적으로 옹호하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최근 국내 존엄사법 시행과 관련해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면서 비판에 직면한 김 할머니 사례(연세대세브란스병원)와 비교하면서 “김 추기경은 죽음 앞에서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죽음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의식이 만연해질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소극적 존엄사든 적극적 존엄사든, 혹은 자살이든 인간의 권한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식 자체는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어 그는 한국교회가 죽음의 문화를 올바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죽음이 인간의 권한 밖에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견해는 존엄사나 자살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견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유명인의 자살 문제에 대해서도 기독교가 섣불리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살한 사람이 천국에 갈지 지옥에 갈지는 인간이 단정할 문제가 아니며 개신교에서 인간의 구원에 대한 판단은 하나님의 몫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 “인간의 제도와 관습 속에서 죽음의 무게는 평가절하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교회는 죽음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하루 빨리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