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교회봉사단(대표회장 김삼환 목사) 주최로 연동교회에서 열린 ‘기독교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지역아동센터 3,013개소 중 절반이 넘는 1,601개소가 개신교 관련 센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센터에서는 지나치게 ‘종교’를 강조하여 비개신교인의 자녀가 적응 못하고 떠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독교지역아동센터 실태조사 발표 및 토론회’ ⓒ이지수 기자 |
봉사단은 개신교 지역아동센터의 사회적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09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에서 모아진 성금으로 센터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조사에는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교수, 이경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가 참여했으며 이 분야 전문가인 이향란 한국아동정책연구소 소장도 참여했다.
지역아동 돌봄 기여, 개신교가 압도적
조사단에 따르면 국내 종단 중 개신교가 가장 지역 아동 돌봄에 적극적이었다. 개신교 관련 단체가 운영하는 센터가 902개, 운영주체가 개신교 관련자인 센터가 699개로, 이 둘을 합치면 전체 센터 수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자신이 가톨릭 교인이기 때문에 “조사에 있어서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할 수 있었다”고 밝힌 이태수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를 통한 개신교의 사회적 기여를 높게 평가하며, “교회는 정부나 사회복지기관들과는 달리 지역사회 주민이 곧 교인이므로 주민의 욕구를 가장 정확히 파악해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지역아동센터다”고 말했다.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비개신교인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지역아동센터의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것. 부작용은 대부분 ‘선교냐, 봉사냐’는 관점의 대립에서 야기됐다.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임정미 센터장(희망오름지역아동센터)는 “개신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방적인 종교적 신념의 강요가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비개신교인의 자녀가 센터에서 ‘○○집은 왜 △△ 교회에 다니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부담스러워했고, 예배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가 된다며 교회를 다니든지 이용을 정지하든지 결정을 하라는 말을 듣고 결국 센터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는 실제 사례를 들기도 했다.
또 센터의 부작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2%가 ‘센터가 선교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13%가 ‘복지적 관점보다는 종교단체로 인식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는 452개 센터가 답했다.
대책은?
임정미 센터장은 개신교 지역아동센터가 타종교인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변모되어야 한다며, 그 방안으로 ▲센터의 운영을 전반적으로 개방하고, 점검, 평가, 운영에 조언을 줄 열린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기본적으로 보호와 교육을 위한 기관이므로, 이용 대상자의 종교 자유권을 보장한다 등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교회봉사단은 앞으로도 지역아동센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후원하기로 했으며, 금번에 30개 센터를 선정해 센터당 백 만원씩 후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