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박승렬 목사)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 이재호 목사, 이하 교사위)가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 책임자에 대한 감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20일 「23명 노동자의 죽음 앞에,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23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9명이 다친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와 관련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한편 유가족과 부상자들의 고통에 연대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형량은 1심 징역 15년에서 항소심 징역 4년으로 줄었으며,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위원회는 이 같은 감형이 희생자들의 존엄과 유가족의 고통에 합당하게 응답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다.
위원회는 "생명의 가치를 형량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며 "법이 책임을 묻는 무게는 우리 사회가 이웃의 생명과 고통을 얼마나 중하게 여기는지 드러낸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생명을 지키지 못한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은 사회가 저버려서는 안 될 도리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와 경영책임자의 책임을 언급하며, 이번 판결이 생명 보호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영에 합당한 책임을 물었는지 되물었다. 위원회는 대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을 기업의 조직문화와 안전관리체계 미비로 인한 참사를 예방하고, 최종 의사결정권자에게 엄중한 형사책임을 묻는 데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대표이사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참사를 초래했음을 인정한 사건에서 징역 4년의 형량을 확정한 것은 그 책임의 무게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번 입장문에서 재판의 종결이 희생자와 유가족의 고통, 그리고 노동자의 생명을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의 종결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유가족에게 정의란 판결문에 적힌 원칙에 그치지 않고, 죽음에 합당한 책임을 묻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성경 말씀을 따라 유가족의 고통 곁에 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희생자들의 존엄을 기억하고 남겨진 이들의 아픔을 함께 짊어지며,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도하고 행동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