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김찬국 연세대 명예교수 |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한 고인은 학업 중이었던 74년. 긴급조치법 위반 혐의로 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이 때 그가 부인과 주고 받은 ‘고무줄 편지’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고 김찬국 교수는 폭 0.8cm, 길이 30여cm의 고무줄 밴드 위에 띄엄띄엄 글들을 적어 부인 성창운씨와 연락했다.
서슬 퍼런 군사독재시절, 가족면회가 철저히 금지 됐던 옥중 생활에서 이 고무줄 편지는 고인과 부인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통신 수단이었던 것. 편지조차 금지됐던 옥중 생활. 부인 성창운씨는 속옷의 고무줄을 이용한 ‘고무줄 편지’를 생각해 냈다. 편지지는 반입 불가였지만, 속옷 등 빨랫감은 감옥에 직접 넣어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
감옥 안과 바깥 세상을 연결해줬던 이 ‘고무줄 편지’에서 고인은 부인과 자식들을 향한 애절한 사랑의 메시지를 담았다. 약 50 여개에 이르는 이 고무줄 편지에 고인은 “먹지 펜 숨겨 두고 비밀통신” “뜨거운 감격 눈물 홍규(둘째아들) 소식 듣고” “성혜(장녀)보고 싶어” “당신께 미안과 감사” 등의 가족의 안부를 물었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김창규(연이산부인과 원장), 김홍규(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김은규(성공회대 신학과 교수)·성혜씨 등 3남1녀가 있다.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7시 창천교회 본당.
문의) 02-2227-7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