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우리가락 예배의 오늘과 내일’

▲9일 향린교회에서 열린  '2009 향린 국악예배 컨퍼런스'에서 조헌정 목사가 '왜 국악예배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백아름 기자

10년간 국악 예배를 드려온 향린교회가 예배 의식에 한국전통문화를 도입하고자 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위해 '우리가락 예배의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2009 향린 국악예배 컨퍼런스를 9일 오후 2시 향린교회 예배실에서 열었다.

이날 컨퍼런스에선 향린교회 담임목사인 조헌정 목사가 발제자로 나서 '왜 국악 예배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조 목사는 "나도 젊은 시절 팝송을 좋아하고 서양 클래식을 좋아했으나 미국에서 오랜기간 살면서 한국 사람이면 한국 사람다운 것을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열망이 커졌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는 "종교가 내용이라면 문화는 '종교를 담는 틀'이다. 종교가 외치는 진리는 변치 않지만 이를 담아내는 틀은 각 민족과 시대에 따라 달라야 한다"고 했다.

한국 기독교예배 전통에 스며든 외래 문화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아프리카를 위시한 많은 민족들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전통문화에 접목한 새로운 기독교 문화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의 기독교인들은 서구일변도로 되어있기에 예배에 기타나 드럼을 사용하면서도 징이나 장구는 거부하고 있다. 선진화와 세계화라는 단어에 맞물린 서구화 운동으로 인해 점점 반전통문화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전통악기로 예배하고 있는 2008년 향린교회 국악예배 현장 ⓒ베리타스 DB

때문에 그는 "그런 의미에서 전통문화 수용과 접목은 소수 교회의 특수 목회로 남아있어서는 안되고 한국 교회 전체에 좀 더 넒고 깊게 확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구로부터의 탈피와 굿의 재발견

이어 조 목사는 "지금까지의 서구신학은 서구문명권 밖의 문화는 이방문화이며 반기독교적인것으로 해석해 특히 초기 선교사들이 우리의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제사를 포함한 모든 행위를 저등한 것이며 우상숭배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신대 실천신학 교수인 박근원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 조상의 제사는 유교전통의 제사와도 다르며 또한 민간신앙과도 다르다. 그것이 불가피하게 무속과 엉켜있지만 무속과는 엄연히 다른 민족적 제사 행위로서 우리 민족의 '원시 예배'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의 제사와 축제의 유산이 기독교 예배와 접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부를 새 노래

이어 조 목사는 여러 나라와 민족들의 자국의 문화적 전통에 따라 기독교를 받아들여 계승 발전시켜온 것과 관련해 "예배 형식과 찬송을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에 맞춰 만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세계교회 내의 한국교회의 위치를 생각했을 때에 시급한 일"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 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앞두고 지금부터라도 한국적 영성이 있는 한국적 신학과 한국적 예배의식과 예배음악을 개발하고 진작시켜 세계교회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조 목사는 한국교회가 부를 새 노래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가 부를 새 노래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시간적으로 새롭게 나온 노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내 깊은 심령으로부터 울려나온, 우리 안에 숨겨져있는 영성을 깨우는 노래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에게는 수천년의 역사와 문화와 함께 우리의 핏속에 스며든 우리의 얼이 있다"며 "이 얼을 깨우고 더불어 하느님을 찬양할 때 이 노래가 진정한 새 노래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정훈 목사(성실교회 담임)가 '우리가락 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했으며 강연전후로  '우리가락 찬송부르기'  순서를 넣어 참석자들이 국악 찬송을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강연 후에 교회 국악선교회 예향의 연합 연주회 순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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