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에도 굳게 닫힌 감리교 본부는 열리지 않았다. 당초 김국도 목사측은 사무국장 김영동 목사와의 교섭 끝에 16층 출입구 키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으나 3일 김 목사가 일영 연수원으로 잠적, 모든 계획이 무산됐다.
4일까지 총회에 복귀한 직원들은 사무국, 사회평신도국, 선교국, 교육국의 일부 직원들. 이들은 지난 3일에도 출근해 업무를 보던 사람들이었다. 즉, 일영 연수원에 고수철 목사와 함께있던 직원들은 전혀 복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할까. 두 감독회장의 충돌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힘없는 감리교 목회자들. 총회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고, 업무를 보지 않고 있는 등 총회 행정이 마비되자 총회 행정처에서 하루 빨리 결재를 받아야 하는 목회자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경기 이천에 200평짜리 교회 건물을 짓고 있다는 김기영 목사는 “재단 사무국에서 직인을 받아 오늘까지 결재해야 할 서류가 있는데 직인을 받을 수가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총회 본부를 찾았는데 문은 굳게 닫혀있어 재단 사무국 직원에 전화를 걸어 봤더니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총회 행정이 어렵다고 해도 위급한 사람들을 위해 최소한의 행정 처리는 해줄줄 알았는데 최소한의 배려도 없었다”며 총회의 현 행정처리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회의 실적 재산 그리고 대출 운용 등이 감독회장 직인에 달려있어 감독회장의 직인이 빠져 있는 모든 서류는 법적인 효력을 발생하지 못한다. 현재 이 직인은 신경하 감독회장으로부터 이를 인수한 고수철 목사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수철 목사는 최근 김국도 목사가 총회 첫 업무로 낸 행정서신과 관련, “각 기관에선 본부에서 발송하는 모든 공문서의 감독회장 성명과 직인을 필히 확인하셔서 법적인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주길 바란다”고 3일 총회 공지을 통해 밝혔다.
고 목사는 이날 감독회장 행정서신에서 “감독회장을 사칭하거나 위조된 직인에 대해서는 법적 구속력이 전혀 없으며, 그 당사자는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