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 복음주의 목회자의 한국교회를 향한 성토

“교회가 처한 심각한 상황은 ‘세속주의’”

“교회도 형식만 남았고, 프로그램만 남았지 사실은 생명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중략)..교회가 처한 가장 심각한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세속주의다. 세상적인 가치를 거의 다 수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랑의교회 옥한흠 원로목사

성전 건축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사랑의교회’의 원로 옥한흠 목사가 연말 파격 인터뷰를 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복음주의 목회자 옥한흠 목사는 크리스채너티투데이 한국판 2010년 1월호에서 40년 목회 인생을 회고 하는 한편, 침체된 한국교회의 원인을 집중 해부했다. 교회는 형식만 남아있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세속주의에 완전히 물들었다며 옥 목사는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말을 이어갔다.

한국교회가 지금 서 있는 위치를 묻는 질문에 “자녀들은 교회에서 큰 감동을 못 받고 돌아와서는 즉시 사회의 혼탁함에 휩쓸리고, 가치관, 사고방식, 생활방식 조차 부지불식간에 그대로 묻어서 넘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두고 어떻게 할지 모르고, ‘때가 되면 저애들은 저 애들대로 살겠지’라고 체념하는 부모의 분위기가 지금 한국 교회의 분위기다”라고 했다.

세속주의 문제도 지적했다. “교회의 입장에서 수용을 하되, 성경적으로 적당히 포장해서 수용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 사람들이 좋다는 것을 다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고 옥 목사는 말했다. 이 같이 세속주의에 휩싸인 교회에 안주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딛고 있는 곳을 회색지대로 표현한 옥 목사는 또 “한국교회가 자기 색깔을 찾지 못하고 회색지대에 안주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침체 원인은 100% 목회자의 잘못 이라고 했다. 옥 목사는 “목회자의 잘못이고, 목회자를 양성하는 교단, 신학교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이것은 교회 침체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 파괴되는 문제”라고 했다. 결국 한국교회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목회자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옥 목사는 목회자 과잉공급을 문제 삼았다. 그는 “목회자가 넘치기 때문에 출혈경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 경쟁에서 밀린 패배자는 모든 사고를 부정적으로 냉소적으로, 비판적으로 갖게 되고, 이런 추세가 계속해서 심해질 수 있다”며 “그럴수록 교회의 힘이 파괴적인 쪽으로 쌓이면서 누수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또 한국교회의 비정상적인 낙관주의도 재고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옥 목사는 “긍정의 복음을 강조하는 사람의 글이 아무런 비판 없이 나오는 것도 문제고 그 흐름이 한국교회를 주도하는 쪽에서 비롯되는 것도 안타깝다”며 “분별력을 잃었다. 이런 시대를 구원하려면, 나부터 지도자들이 십자가를 지고, 정도를 걷기 위해 생명을 걸어야 하는데 그럴 용기가 없다. 나부터 용기가 없다”고 솔직한 심경을 내비쳤다.

40년 목회 인생의 회한을 풀기도 했다. 옥 목사는 “목회자 가운데 완전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며 “나처럼 포장이 된 사람은 더 그렇다. 노출이 안됐기 때문에 자기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느끼는 또 하나의 아픔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차라리 노출이 되어 돌을 맞고, 그랬으면 그것으로 씻음을 받았다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텐데..”라고 말꼬리를 흐리며 좀더 정직하지 못했던 자신의 목회 인생에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교회의 장래를 걱정하는 원로 목회자의 조언도 있었다. 옥 목사는 “한국교회의 장래를 위해서는 평신도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 안에 목회자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었다. 옥 목사는 끝으로 “교회들은 연합해서, 그 교회 안에 있는 평신도의 전문성을 살려서 한국교회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길을 열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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