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나눔 실태 ‘수치’로 공개하는 한국 천주교

20년만에 해외원조 실태 조사·공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주최한 '2010년 해외원조주일 기념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한국 천주교의 해외원조 현황과 향후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얼마 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한국 개신교회의 사회적 섬김이 타 종교에 비해 월등하다는 사실을 통계에 근거해 발표하며, 향후로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보다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하라’는 말씀에 기대어 개신교회의 선행을 적극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한국 천주교회도 20년 만에 해외원조 실태를 조사해 21일 ‘2010년 해외원조주일 기념 심포지엄’에서 공개했다.

통계를 주도한 한국 카리타스(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한국 천주교회가 1980년대 이후 ‘나누는 교회’로 전환하여 해외원조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다”며, 그러나 “지금껏 한 번도 원조 실태조사가 시행되지 않아 원조 주체들간 정보 공유와 협력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조사 동기를 밝혔다.

조사 작업은 국내 1,756개의 천주교 관련 단체를 전수조사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체는 한국 카리타스(1개), 모든 교구(16개), 본당(1,543개), 수도회(165개), 전국 사도직 단체(28개),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기타 천주교 단체(3개)를 망라했다.

▲자료집을 살펴보고 있는 참석자들 ⓒ이지수 기자

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한국 천주교회의 해외원조 총액은 183억원(연평균 61억원)이 넘었다. 특히 2008년 원조액이 100억 원 이상으로 직전 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2006년부터 해외원조를 시작한 ‘기쁜우리월드’가 2008년에 한국 천주교 기관·단체 가운데 최고액을 지원하였기 때문으로, 모금운동에도 변화와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했다.

지원 사업 개수는 2006년에 133개, 2007년에 171개, 2008년에 221개로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상대적 원조 규모’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개발 NGO들의 모임인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의 2006년도 해외원조 총액 1천억 원에 비교해 한국 천주교의 같은 기간 해외원조 총액은 39억 원으로 3.9%에 그쳤다.

한국 카리타스는 이 같은 통계에 ‘반성’을 촉구하며 “천주교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10%를 넘는 상황에서 현 원조 규모는 너무 작다”고 밝혔다. 또 “우리 사회에서 천주교는 사회복지 활동 등 세상 낮은 곳을 돌보며 섬기는 모습으로 널리 인식되어가고 있는데, 이번 실태 조사 결과 (그 반대로) 원조 규모가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 카리타스는 해외원조 규모를 키우기 위해 ▲원조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한국 천주교회의 주요 기관 및 단체가 예산 대비 몇 퍼센트를 해외원조에 사용하고 있는지 조사하며 ▲천주교회의 기본 조직인 ‘본당’의 해외원조 참여를 활성화하자고 제언했다.

천주교회의 해외원조에 새 이정표를 제시한 통계 발표에 이어,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 현황을 바탕으로 한 실천과제>가 기쁜우리월드, 한마음한몸운동본부 등 천주교 해외원조 단체 관련자들이 패널로 참석한 가운데 토의됐고,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국국제협력단,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등 외부 단체 인사들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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