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투아 나바반 목사가 에큐메니컬 운동의 흐름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김진한 기자 |
NCCK 에큐메니칼 선교대회 둘째날(17일) 오후, WCC 의장 소리투아 나바반 목사가 ‘생명, 평화, 정의를 이루는 그리스도의 몸이 되게 하소서’ 주제로 강연했다.
당초 WCC 사무엘 코비아 총무가 강연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소리투아 나바반 목사가 강단에 섰다. NCCK 측은 “코비아 총무가 참석키로 했었으나 피치못할 사정으로 입국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바반 의장은 인도네시아교회 총무를 17년 동안 지냈고 1968년부터 현재까지 WCC 주요직책을 거쳐 중앙의장에 선출된 인사다.
나바반 의장은 주제강연에서 WCC의 에큐메니컬 운동의 성격과 특징, 그리고 WCC가 에큐메니컬 운동과 관련해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 등을 전했다.
그는 특히 에큐메니컬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나바반 중앙의장은 “19세기, 20세기의 공격적인 선교를 지양하고, 21세기를 맞아 새로운 선교 개념을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1세기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공관복음서인 누가복음의 본문을 이용, ‘초청’이란 표현을 통해 새 세기 선교의 패러다임을 설명했다.
나바반 의장은 “선교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 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이라며 “잔치를 준비하고, 거리와 시장과 마을로 나가서 가난한 자와 병든 자, 눈먼 자, 저는 자 등을 초청하는 것을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선교는 생명의 정원에서 열리는 하나님의 잔치로의 초대”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가 21세기를 맞이해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을 정립하려는 움직임에 박수를 보낸다며 “WCC는 새로운 선교의 틀을 만드는 데 한국교회의 동반자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한국교회의 양적인 팽창 및 민주화 그리고 통일 운동 등에 대해 큰 관심을 표하며 비서구 사회 및 동북아시아 평화에 한국교회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바반 의장은 특히 비서구사회에서 한국교회가 갖는 비중과 관련, “한국교회가 (과거 성장의)경험을 이용해 비서구 교회들 특히 아프리카, 아시아 교회들에서 리더십 훈련 프로그램 및 교회의 재원을 지원할 시 비서구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고속 성장의 특유의 경험과 노하우를 비서구사회에 전수할 시 새로운 에큐메니컬 지평 가운데 세계적인 지도자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민족통일과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NCCK를 격려하며, “20여년전 한국교회가 선언한 민족통일과 평화에 대한 선언을 우리는 알고 있다”면서 “한국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데 WCC가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에큐메니컬 운동이 동아시아의 평화운동, 세계 에큐메니컬의 평화 운동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에 거는 기대를 나타냈다.
이밖에 그는 한국교회가 풀어야 할 과제로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컬 진영의 상생발전을 꼽았으며, 평화와 발전을 추구하는 데 양 진영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함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강의를 마친 나바반 의장은 복음주의 진영과 에큐메니컬 진영의 협력에 있어 기본 원칙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에큐메니컬 진영과 복음주의 진영이 연합하는 데 한가지 중요한 가이드 라인이 있다”며 “그것은 상호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분모를 찾아야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에큐메니컬 진영은 우리는 하나라는 연합의식이 있는 반면, 복음주의 진영은 오직 복음이라는 성경제일주의 의식이 있다”면서 “두 진영의 공통 분모는 예수의 정신이기에 철저히 성경을 보고, 철저히 연합을 한다면 양 진영의 협력과 발전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엔 “에큐메니컬 모임은 항상 친근하다”면서 “우리 교회, 우리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으로 참석했다. 앞으로도 한국교회에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