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7시 종교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2월 조찬기도회의 주제는 "회개"였다.
시편 51장 17절의 <하나님의 구하시는 제사>를 주제 구절로 택한 이번 조찬기도회는 교단과 배경을 달리 하는 다양한 신학대의 교수들을 초빙해 성경과 한국 역사 속에 나타난 회개를 조명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왕대일 박사(감신대 구약학 교수), 조병수 박사(합신대 신약학 교수),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교회사 교수), 임희국 박사(장신대 교회사 교수) ⓒ김태양 기자 |
강연자는 왕대일 박사(감신대 구약학 교수), 조병수 박사(합신대 신약학 교수), 임희국 박사(장신대 교회사 교수),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교회사 교수)였다.
감신대 왕대일 교수는 밧세바와 동침한 다윗의 에피소드를 맥락 속에서 분석하며 겉만 정결케 해서는 안 되며 영을 정하게 하는 회개가 있어야 함을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자기 위신, 자기 체면, 자기 이력을 내려놓을 때 진정 삶의 내용이 달라지고 삶의 목표가 새로워진다”며 “회개는 용서로 가는 마중물이며 구원으로 가는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합신대 조병수 교수는 바울의 회개 개념을 깊이 있게 분석했다. 조 교수는 바울이 믿음이라는 개념 하에서 회개를 파악했기 때문에 회개 용어의 사용이 드물고, 구원의 회개인 단회적 회개와 윤리적 회개인 반복적 회개가 병렬해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오직 하나님의 인자하심만이 회개의 동인임을 주장하며, 회개가 진리를 인식하게 하고 생활을 변화시키며 자신을 제물로 드리는 인생을 살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결론지었다.
장신대 임희국 교수는 평양 대각성운동의 시작이 되었던 길선주 목사의 회개를 언급하며 “사경회가 한국교회 회개의 기본바탕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에 따르면, 회개가 중생과 인간의 변화, 윤리의식에 대한 각성, 사회적 화해를 수반했으며, 나아가 대각성 운동으로 발전한 회개가 의지할 곳 없는 민심의 피난처가 되고 한국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또 한국교회가 분열에서 일치로 나아가고 민족의 화해가 실현되며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해소되기를 기도했다.
서울신대 박명수 교수는 최근 영국 BBC 방송이 한국의 포르노산업과 지출에 대해 보도한 바를 들며 선교대국 한국의 이면을 꼬집었다. “이성봉 목사의 자서전이 참회록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며 박 교수는 자서전의 내용을 조목조목 언급, 이성봉 목사의 회개가 갖는 특징들을 설명했다. 특히 자백 이후의 변상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회개를 강조했던 이성봉 목사의 지적을 들며 “자본주의 한국 사회에 만연한 타락들에 대해 기독교의 회개 운동이 강력한 윤리운동이 되어 건전한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은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 오른쪽은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 ⓒ김태양 기자 |
이에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는 앞선 발표들에 대해 요약하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양적인 부흥을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성령운동을 일으켜 하나의 교회를 지향하며 섬김과 나눔의 역사를 통해 구체적인 산제사를 드려야 건강한 교회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특별히 서해안 살리기, 아이티 구호운동과 같은 섬김의 사역이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 또한 앞선 발표들을 종합하며 “오늘날에는 회개운동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새 것 새 시대가 좋으나 회개의 메시지가 지나간 메시지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오늘날 이것을 회복해야 함을 역설했다.
▲축도하고 있는 방지일 목사와 연단에 무릎을 꿇고 앉아 회개 기도를 하고 있는 참석자들 ⓒ김태양 기자 |
조찬기도회는 김명혁 회장의 건의로 발표자를 포함한 모든 참석자들이 단 위에 올라 무릎을 꿇고 회개 기도를 하는 가운데 영등포교회 원로 방지일 목사의 축도를 받는 것으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