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외국 교회가 본 한국교회의 평가는 좋은데..."

정지석 원장,진보·보수 기독교 쟁점 제시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정지석 원장 ⓒ베리타스 DB
WCC 차기 총회를 유치한 한국교회. 외국 교회들은 불과 1백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한국교회를 어떤 시선으로 봐 왔을까? 새길기독사회문화원 정지석 원장이 외국 유학 시절을 떠올려 외국 교회 사람들의 렌즈에 비친 한국교회의 모습을 그렸다.

새길이야기 봄호에서 정 원장은 "외국 사람들의 눈에 비춰지고 있는 한국교회는 성령운동과 사회정의 운동에 활발하게 참여하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 가난하고 배고픈 시절, 성령운동은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을 한 데 모았고, 그들을 위로했다. 또 경제적으로 중산층에 오른 오늘의 사회에서도 성령운동 교회는 교세를 계속해서 불려가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의 교회 사람들은 단 시간에 놀랄만한 교회 성장을 이룩한 한국교회의 선교 현장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보수 기독교가 교회성장을 이뤄내는 기간 사회 변혁을 꾀하는 진보 기독교의 역할도 중요했다. 사회정의와 인권, 민주화를 위해 거침없이 싸왔던 진보 기독교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잘 감당했던 한국교회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

정 원장은 "뜨겁게 성령 운동하는 교회들도 있고, 사회 정치 문제에 활발하게 참여해 정의, 평화, 창조 질서의 보전 운동에 적극적인 교회들도 있다"며 "사실 이 두 요인은 교회를 온전하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인 영혼 구원과 사회 구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얘기였다.

아울러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교회 상은 성령의 능력과 체험에 힘을 얻어 사회정의와 평화운동에 나서고, 위기에 빠진 하나님의 피조물인 생태계 보전운동에 앞장서는 교회일 것"이라며 "이것은 WCC가 지향하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믿는다"고도 했다.

한편, 새길교회 창립 기념일을 즈음해 란 주제의 세미나를 기획하기도 했던 정 원장은 WCC 유치를 둘러싸고, 발발한 보수·진보 기독교의 논쟁을 짚어봤다. 외국 교회가 바라본 것과는 달리 한국교회 내 치유를 필요로 하는 쟁점들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정 원장은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 WCC는북한 공산주의자들을 침략자로 비난하는 성명을 낸 바 있으며 이에 대해 체코의 유명한 신학자 로마드카는 WCC의 북한 비난 성명을 자본주의 진영의 나팔수 노릇을 한 것이라면서 비판한 적이 있다"면서 "이는 중국교회와 북한교회가 WCC를 탈퇴하고 아직까지 들어가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CC는 한국의 보수 교회로부터 '용공'이라고 낙인 찍히게 된다.

이에 정 원장은 "당시 남미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나라들에서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정권과 이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를 비판했던 WCC 입장에 대해 용공 딱지가 붙게 된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인권옹호와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한국 기독교 에큐메니컬 교회들을 용공 빨갱이라고 낙인찍던 것과 유사하다"고 했다.

끝으로 정 원장은 WCC 유치를 놓고, 한국교회 진보, 보수가 대립각을 형성한 것에 신학적인 입장 차가 한 몫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WCC에 참여하는 교회들 가운데는 근본주의 신앙에서부터 종교 다원주의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까지 아주 폭넓은 신앙의 태도가 함께 한다"며 "또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일치를 실현하고 자하는 것이 WCC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한국교회에서는 다양성 안에 함께 하는 신앙 보다는 근본적인 진리 고수를 위한 전투적인 태도가 강하게 흐르고 있다"며 "이 점은 우리 교회가 서로 적대적으로 싸울 일이 아니라 진지한 마음으로 대화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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