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기 성공회 수도사 성 프란시스를 동경하며 평생을 청빈의 삶을 살면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온 몸을 바치신 분’ 장공 김재준의 스승이자, 기장의 뿌리 송창근 목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를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다.
경건과신학연구소(소장 주재용 교수)는 만우 송창근 목사의 탄신 110주년을 맞아 그의 전기를 책으로 펴내고 기념비를 제작했다. 7일 오후 2시 서울성남교회(배태덕 목사)에서 전기 출판 및 기념비 제막식이 열렸다. 성남교회의 옛 이름은 성 바울전도교회다. 송창근 목사가 1945년 설립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라 하면 일반적으로 김재준 목사를 떠올리지만, 송창근 목사가 없었다면 김재준 목사도 없었다. 송창근 목사는 김재준 목사를 전도했고, 김 목사가 일본과 미국 유학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준 인물이다. 김재준은 평소 송창근 목사를 큰 형님이자 스승으로 따랐고, 정신적으로 의지를 많이 해 신학적으로도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경건과신학연구소는 “송창근 목사의 업적을 기리고 그의 신학을 재조명하고자 이번에 전기를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주재용 교수는 “송창근 목사님이 일찍 세상을 떠남으로 인해서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점점 잊혀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송창근 목사님은 평소에 분열의 장벽이 허물어져야 한다는 소망이 있었다. 더 오래 사셨더라면 예장과 기장이 분열하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신대 윤응진 총장은 “주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신 송창근 목사님을 재조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재조명하는 것만으로 끝나서는 안되며, 우리들의 삶이 변화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 제목은 ‘벽도 밀면 문이 된다’이다. 송우혜 집사가 고료를 받지 않고 집필했다. 서평을 한 장신대 이형기 명예교수는 송창근 목사에 대해 “사회운동에 대한 관심과 신앙심을 두루 갖췄으며, 에큐메니컬 지도자였으며, 기독교의 실천을 강조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조선신학교(지금의 한신대학교)를 통해 선교사들로부터 경제적, 신학적으로 독립하려는 뜻이야말로 매우 높게 평가 받아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한신인들은 송창근 목사의 정신이 널리 알려짐으로 한국교회가 개혁되길 바랐다. 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 황성규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장했지만 빛과 소금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영적 지도력을 상실했다”며 “게으름이나 오만에서 깨어나 결단하고, 이 사회를 밝히는 촛불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윤응진 총장은 “한신의 교정에서 송 목사님의 뜻이 계승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