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10명 중 2명만 교회 신뢰하지만 희망은 “있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18.4%.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가 목회자들에게서 회자되고 있다. 설교와 세미나에서 목회자, 신학자들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며 통탄해 하고 있다. 국내 주요 일간지들도 이 조사 결과를 앞다퉈 보도하면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드러냈다.

세계 선교사 파송 규모 2위, 세계 10대 교회 중 6개 교회가 모여 있는 한국의 교회들이 흔들리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성도 수가 적어서도, 정치적인 영향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언행 불일치와 근본주의적인 태도, 사회적 문제의 무관심에 있다. 지난해 한국교회는 기대가 있었다. 평양대부흥 1백주년을 맞아 다시금 부흥이 일어나리라는 희망. 하지만 사회의 반응은 냉담하고 싸늘했다. 용기있게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저 기독교계 안에서만 맴도는 메아리였을 뿐이다. 오히려 사회는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가 터지자 참아왔다는 듯이 교회를 향해 봇물터지듯 비판을 가했다.

교회가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한 원인은 무엇인가. 성도 수만 많으면 된다는 잘못된 교회 성장론이 가장 주된 이유일 것이다. 물질주의와 자본주의에 물든 목회자들이 너도 나도 대형교회를 만들려고 안달이다. 대형교회만 만들면 성공한 목회자라는 생각에 이것 저것 가져다 쓴 게 결국 교회를 쇠약하게 했다. 그로 인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너나 잘하세요’란 비웃음 섞인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기독교계 안에서의 내부 갈등도 한국교회의 이미지 실추에 한몫했다. 교회 성장과 개인의 명예를 추구하는 한 반목은 없어지지 않을 듯 싶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의 분열과 감리교 감독회장직을 두고 벌어진 싸움, 총신대 총장 선출에 따른 갈등은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한국교회의 현 실상이 이렇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사람이 10명 중에 2명은 있다. 시간은 충분하다. 다행히 한국교회 안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회개와 참회, 청빈과 성결, 사회를 향한 봉사, 연합과 일치를 이뤄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초교파적으로 결성된 한국교회희망연대의 출범과 지난 1년간의 활동들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밝게 했다. 

보수주의 진영의 대표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내년부터 사회 참여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방침이다. 1백만 명이 넘은 국내 다문화 가정들을 섬기겠다는 계획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삼환 회장은 “한국교회는 어느 때보다도 한국 사회를 섬기고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사랑의 손길을 베풀어야 한다”며 “낮아짐의 미덕을 실천하여 이 민족의 소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사회적 문제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될 때 사회도 교회를 외면하게 된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성경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사회적 갈등 해결에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공적신학과 교회연구소 이형기 소장(장신대 명예교수)은 “한국교회는 현재 공적 차원의 책임성이 부족하다”며 사회적 문제 해결을 향한 책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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