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올 겨울, 한국의 나눔문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먼저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연예인들의 숨은 기부활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기부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익히 알려진 김장훈, 문근영 외에도 유재석, 박명수, 김연아 등의 숨은 기부가 알려지면서 기부는 '훈남' '훈녀'들의 행위로 재인식 됐다.
구호단체와 유명연예인들이 적극적으로 손잡은 것도 나눔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했다. 연기자 이지아, 이요원, 김지수가 굿네이버스와 함께 해외 봉사활동을 다녀온 것을 매체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디자이너 앙드레김과 연기자 원빈•이보영•김래원도 유니세프에서 빈민지역 아이들의 산타가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여기에 포털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기부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이들은 기업들과 손잡고 클릭 한번으로 기부를 할 수 있는 '착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지금 당장 주머니에 돈이 없어도 기부 캠페인의 비전에 동의해 클릭을 하면 기부가 저절로 되는, 더 이상 쉬워질 수 없는 기부문화를 만들어 확산시켰다.
교회들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평소처럼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경동교회는 어려운 이웃과 다리공동체에 쌀과 헌금을 전달할 예정이고, 성탄예배 헌금도 전액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향린교회는 광화문 감리교회관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에 참여하고, 한 가정이 하나의 사회단체를 후원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창의적 행사로 유명한 동안교회는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크로싱 영화 상영, 지라니 어린이 합창단 내한공연을 선보였다.
전례 없는 금융위기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례 없이 나눔문화가 확산된 2008년이다. '공부해서 남주나'라는 구호보다 '공부해서 남주자', '돈벌어서 남주자'는 구호가 더 사랑받는, 살만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