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강동교회] “아버지께로 돌아가리라”

2015년 3월 8일 청년주일예배 설교자 한성수 목사

성경본문

누가복음 15:11-20
설교문
▲강동교회 한성수 목사(한신대 총동문회장/ 서울 동노회장) ⓒ베리타스 DB
첫사람 아담과 하와는 동산 가운데에 있는 선악과를 따서 먹는 바람에 에덴동산에서 추방을 당합니다. 그로부터 인간은 험한 세상에서 노동과 출산의 수고를 통해서 생존하게 됩니다. 손만 뻗으면 온갖 실과를 맘껏 먹을 수 있었던 낙원에서 추방당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굳이 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먹어서 광야의 고행길을 자처했던 것은 불완전한 인간의 실존을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본문에서 탕자로 등장하는 둘째 아들의 상속과 가출 그리고 방탕으로 인한 고통의 삶은 보편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로부터 미리 재산을 상속받은 둘째아들은 멀리 타국으로 가서 허랑방탕한 생활로 가진 재산을 탕진하고 맙니다. 때마침 그곳에 극심한 가뭄이 불어 닥쳐 양식을 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돼지치는 일을 겨우 맡았지만, 내심 원했던 돼지먹이인 쥐엄 열매조차도 얻어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둘째는 주린 배를 움켜잡고 아버지의 집을 그리워합니다. “종들조차도 풍족히 먹고 마시는 아버지의 집이 아니었던가, 나 집으로 돌아가리라, 이제 아들이 아니라 품꾼으로 돌아가리라” 그렇게 다짐합니다. 
우리는 재산을 탕진하고 돼지우리 속에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둘째 아들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그를 탕자로 불렀습니다. 아버지 앞에 죄를 지은 죄인으로 정죄하였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탕자의 신분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아무도 없습니다. 서두에 언급하였듯이 모든 인간은 선악과를 취함으로 낙원에서 쫒겨나 광야의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둘째아들의 가출은 모든 인간이 경험하고 걷게 되는 숙명적인 길입니다. 로마서 3:10-12은 “기록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라고 선언합니다. 하나님 앞에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는 인간의 현실이기에, 본문의 아버지는 둘째의 상속과 가출을 막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그 둘째가 아버지에게 말하되 아버지여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내게 주소서 하는지라 아버지가 그 살림을 각각 나눠 주었더니”(눅 15:12) 라고 하면서, 순순히 아들의 요구대로 재산을 나누어 줍니다. 
그렇습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인간은 불순종의 길을 걷을 수 밖에 없는 유한하고 죄된 존재인 것입니다. 어차피 모두가 걷게 되는 불순종의 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 것입니까? 아버지의 집입니다. 구체적으로 아버지의 집에 계시는 아버지입니다. 그런데 그 아버지는 어떤 분이십니까? 풍족한 양식을 조건 없이 거저 공급해 주는 아버지입니다. 왜 아버지는 조건 없이 양식을 주는 것입니까? 비록 탕자이지만 당신의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돼지치는 막장에서 냄새나는 모습으로 돌아와도 내 아들이기에 그를 내치지 않고 새옷을 입히고 가락지를 끼워주고 소를 잡아 잔치를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이사야 55:1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오호라 너희 모든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 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 그렇습니다. 목마른 인생에게 값없이 물을 주고, 돈 없는 자에게 거저 포도주와 젖을 내어주시는 분이 하나님입니다. 다시말해 조건없이 탕자를 껴안으신 아버지가 곧 하나님이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의 땅으로 오신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불순종의 범죄로 인하여 돼지우리에 빠진 삶을 건져내기 위해 하나님은 아버지의 역할을 감당할 그리스도를 보내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 안에 거할 때에,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전 것은 다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구세주로 보내신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자는, 돼지치는 냄새나는 인생에서 새옷입고 새신신고 손에 가락지를 끼고 하나님의 아들로 불리우는 인생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청년부 헌신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청년은 법적으로 자기 판단과 자기 결정권을 가지는 성인의 문으로 들어선 세대입니다. 따라서 아버지의 품을 떠나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자신을 부릴 때입니다. 문제는, 아버지의 품을 떠나 새로운 세상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듭된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찾지 못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인생의 본질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패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바라기는 우리 청년들이 젊은 날의 고뇌와 시련의 한 가운데서 하나님을 만나고 그리스도 안에 거하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아들의 지위를 회복하여 하나님의 아들로써 세상을 향해 당당히 나아가는 청년들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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