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성결교회 지형은 목사(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가 교단 신학교에서 '창조신학'을 가르쳐온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를 징계할 시 일어날 수 있는 파장을 우려했다.
지 목사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학교 측, 정확하게는 이사회의 징계가 진행된다면, 성결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가 6천 년 전의 창조, 그러니까 '창조과학회'의 입장을 지지한다고 일반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 목사는 이어 "우리 교단의 목회자들 중에는 창조가 6천 년 전에 일어났다는 견해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교단 신학자들 중에서는 이 견해에 찬성하는 사람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자신은 "창조가 6천 년 전에 일어난 사건으로 해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며 "물론,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창세기 1장 1절 말씀과 사도신경의 창조에 관한 고백을 저는 분명하게 믿고 제 신앙으로 고백한다"고 지 목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계나 일반 사회에 성결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가 6천 년 전의 창조를 지지한다는 것으로 인식되면 선교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오늘날 객관적으로 검증된 과학적 발견과 전면적으로 대치하는 입장이니 그렇다"고 했다.
지 목사는 "인간 삶의 모든 문제에 관하여 교단이나 신학대학교가 '공식적인 입장'을 다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창조론도 몇 십 년 동안 여러 신학적인 학설이 있어 서로 토론하면서 다양한 입장이 나오기도 했다"며 "신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은 그 나름의 전문적인 영역에서 그렇게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그는 박영식 교수 사태를 놓고 "'창조냐, 진화냐' 하는 틀로 단순화하여 프레임 씌우기를 하면 문제를 엉뚱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 사안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겠지만 짧은 기간 안에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서울신대 측에서 이번 사태에 교단의 평신도 단체들과 지도자들을 끌어들이는 데에 심각한 우려의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학문적인 토론이 필요한 문제를 교단 내 편가르기 싸움으로 비화시키지 말라는 경고였다.
지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 안에서 벌어진 신학적인 문제에 교단의 평신도 단체들까지 끌어들여서 교단 안의 여러 갈등을 유발하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라며 "목회자들 특히 신학자들이 편 가르기를 하지 말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처리하라. 이런 기회에 서울신학대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신학자들뿐 아니라 학교 밖의 신학자들까지 함께 진지하게 토론하셔서 교단의 신학을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박영식 교수 징계 건 및 관련된 창조론 논의는 이미 신학계뿐 아니라 일반 학계까지, 서울신학대학교의 범위를 넘어 우리 교단과 한국 교계 그리고 상당 부분 일반 사회에까지 확대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통상적인 표현을 쓰자면, '우리 교단과 교단 신학대학의 체면이나 인상'이 문제가 될 것이다. 외부 사람들이 우리 교단과 서울신학대학교를 이런 사건을 통해서 어떻게 판단하고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상당히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 목사는 "어떤 일이 생기면 거기에 관해서 구체적이고 정확한 내용까지 모든 사람이 다 알기는 어렵다. 문제가 넓게 확산되면 사람들은 대체적으로는 대중적인 인상이나 인식으로 판단한다"며 "현재의 문제가 '창조를 지지하느냐, 진화를 지지하느냐'는 프레임으로 변질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문제의 본질이 그게 아닌 데 말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