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때 박근혜 전 대통령 대리인으로 활동한 바 있던 김평우 변호사가 14일 아침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를 찾았으나 경찰에 가로막혀 발걸음을 돌린 가운데 함께 활동했던 동료인 서석구 변호사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박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손범규 변호사와 황성욱·채명성·정장현·위재민·서성건 변호사 등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나설 전망이다. 김평우 변호사 뿐 아니라 서석구 변호사도 검찰 수사시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
김평우 변호사가 '막말 변론'으로 논란을 빚었다면 서석구 변호사는 돌발 발언과 돌발 행동으로 무리수를 보였다. 서석구 변호사는 헌재 변론 당시 다수결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전하며 "국회가 (탄핵안이)다수결로 통과됐음을 강조하는데 소크라테스도 사형됐고, 예수도 군중재판으로 심자가를 졌다"며 "다수결의 함정으로 선동하는 여론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재판 과정을 소크라테스와 예수에 빗대어 설명한 것.
서석구 변호사는 또 지난 2월 14일 변론에 앞서 헌재 재판정에서 태극기를 펼쳐 들고는 여유로운 미소를 띠면서 잠시동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돌발 행동도 했다. 당시 당황한 헌재 직원들이 다가와 몇 마디 건네자 서석구 변호사는 펼쳤던 태극기를 도로 접어서 가방안에 집어넣었다.
서석구 변호사는 뼛 속까지 보수적인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변론 중 박근혜 대통령을 예수와 소크라테스에 빗대어 여론심판의 위험성을 경고한 그의 발언이 과도하리만큼 종교적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서석구 변호사는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판사로 재직한 후 변호사가 되면서부터 어버이연합 법률고문,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 대표 등으로 활동을 해왔다.
서석구 변호사의 태극기 사랑도 남다르다. 서석구 변호사는 태극기 집회 참여시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태극기 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는 서석구 변호사는"어떻게 세운 나라인가. 식민지 기나긴 고통에서 해방시켜주신 하느님, 중국·러시아 사주를 받은 북한 무력남침도 저지시켜주신 하느님, 미국·유엔을 도구로 나라를 지켜주신 하느님"이라며 "갈수록 촛불을 압도하는 태극기 민심이 교회와 종교와 나라를 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한 가운데 서석구 변호사는 어떤 태도와 입장을 보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