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역사적 예수 연구 시리즈> 섬기는 자로서의 나사렛 예수(II)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2. 섬김의 명령을 주신 나사렛 예수

kimyounghan
(Photo : ⓒ베리타스 DB)
▲복음주의 신학자 김영한 박사

예수는 유월절 전에 이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제자들에게 다시 섬김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요13:4-5).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에 제자들에게 너희도 나를 본받아 섬기는 삶을 살아라고 교훈하셨다: "너희가 나를 선생이라 또는 주라 하니 너희 말이 옳도다 내가 그러하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 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요13: 13-16).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제자들은 오늘날 우리는 그분을 본받는 작은 예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권세 있는 자, 또는 부유한 자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약하고 소외된 자들을 섬겨야 한다. 예수는 최후의 심판 때 우리의 섬기는 행실을 따지실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주님은 나그네를 영접하고 벗은 자를 입히고, 주린 자에게 먹을 것을 주며,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주고, 병든 자를 심방하며, 옥에 갇힌 자를 심방하라고 가르치셨다(마25:35-39). 진정한 섬김이란 대가가 주어지는 권세 있고 부유하고 큰 자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대가보다는 희생이 있어야 하는 지극히 작은 소자를 섬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는 자신을 지극히 작은 소자와 동일시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b).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25:45b).

3. 전인(全人)적 치유로서의 섬김

1) 영혼, 마음, 신체의 치유로서의 섬김

예수의 복음사역은 죄지은 자와 마귀에게 짓눌린 자를 해방하는 영적 사역만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들어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에 대한 섬김이었다. 예수는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했으며 그리고 신체에 질병을 가진 자들을 치유하고 소외된 자들을 공동체에 복귀시키고 절망에 빠진 자들에게 소망을 주었다. 예수의 복음사역은 전인적인 구원의 사역이었다. 봉사란 그리스도께서 인간과 세상을 사랑하셔서 실천하신 영혼, 마음, 신체 모두를 포괄하는 전인적 구원 활동을 말한다. 그러므로 모든 사회봉사는 전인적 섬김으로서의 그리스도 사건에 근거한다.

첫째, 예수는 잃어버린 영혼을 찾기 위하여 오셨다. 예수는 잔치 식사를 자주 했는데 이때 제자들과 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함께 식사를 하였다. 잔치 식사는 종종 모든 사람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대를 상징한다(마8:11; 눅14:16-24; 눅15:20-24; 사25:6-8). 여기서 소위 자칭 의인(義人)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특권층의 비난이 일어났다(눅15:25-32). 이들은 율법으로 의롭게 되기를 원하는 자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예수의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은혜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망각햇다. 이들은 용서 받은 죄인들과 더불어 나누는 예수의 식탁교제로부터 스스로를 배제하는 위험에 빠져 있다.

여리고에 "세리장이요 부자"인 "삭개오라 이름하는 자"(눅19:2)가 있었다. 그가 여리고를 지나가는 예수를 보고자 하나 많은 사람들이 있어 키가 작아 뽕나무 위에 올라갔다. 예수는 나무 위에 있는 그를 보시고 그를 부르셨다. "삭개오야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눅19:5). 삭개오는 예수를 영접했다. 삭개오는 세리장으로서 여리고 지역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그는 그 지역 내 전체 세관에 대한 감독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바리새인들은 그러한 부패한 세리장을 인정하고 그 집에 유하고자 한 예수를 비난하였다: "뭇 사람이 보고 수군거려 이르되 저가 죄인의 집에 유하러 들어갔도다 하더라"(눅19:7).

그러나 예수는 다음 같이 서약하고 회개하는 삭개오의 내면을 보셨다: "주여 보시옵소서 내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주겠사오며 만일 누구의 것을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네 갑절이나 갚겠나이다"(눅 19:8). 삭개오는 비록 비난받는 세리직에 있었으나 서민들의 재산을 속여 착취한 것은 없는 정직한 세리였다. 삭개오는 자신의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과 나누며, 토색한 일이 있으면 4배나 갚겠다고 표명함으로써 이미 그 마음은 가난한 천국의 시민이 되었다. 예수는 그 마음에 이미 메시아를 영접한 삭개오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음을 말하셨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임이로다"(눅19:9). 그리고 예수는 자신이 이 세상에 오신 이유를 말씀하셨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19:9-10). 예수 사역의 일차적인 목적은 영혼의 구속이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영적 바른 관계의 회복이다. 그러나 이것은 신체의 치유와 이웃과의 바른 관계로서 나타난다. 사도 요한은 다음 같이 증언한다: "사랑하는 자여. 네 영혼이 잘 된 것 같이 네가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기를 내가 간구하노라"(요삼1:2). 그리고 영혼의 구원은 그 열매로서 이웃에 대한 봉사로 나타난다. 칭의는 삶의 변화와 거룩한 삶이라는 성화의 열매로 나타난다.

둘째, 내면적인 질병과 고뇌를 치유하셨다. 귀신 들림은 내면적인 질환으로 귀신이 인간의 정신을 점령하여 마비시키는 내면적 질환이다. 복음서 저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는 가버나움 회당의 더러운 귀신들린 사람에게 명하여 귀신을 쫓아내시고 그의 정신을 온전하게 하셨다(막1:21-39; 눅4:31-36; 마8:14-17). 예수는 거라사의 군대귀신 들린 사람을 치유하셨다. 군대 귀신이란 여러 명의 귀신들이 강한 세력을 이루는 귀신 군단을 말한다. 군대 귀신이 추방되자 거라사인의 정신은 온전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예수와 함께 있기를 원하나 예수는 "집으로 돌아가 주께서 네게 어떻게 큰일을 향하사 너를 불쌍히 여기신 것을 네 친속에게 고하라" 하시고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셨다(막5:1-20; 마8:28-34; 눅8:26-38). 두로 지경에서 예수는 수로보니게 여인의 귀신들린 딸로부터 귀신을 추방하셨다(막7:29-30). 그리고 예수는 귀신이 죽이려고 불과 물에 자주 던지는 귀신들린 소년을 고치셨다(막9:14-29).

요한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종교적인 갈등을 가지고 찾아온 니고데모의 내면의 문제에 대하여 중생의 도리를 가르침으로 해결해주셨다(요3:1-21). 그리고 사마리아 수가 성(城)의 여인이 가진 인생의 전정한 가치와 삶의 의미에 관하여 "생수"라는 용어를 가져다 여인에게 비유로 설명하셨다. 예수는 내면에서 영원토록 솟아나는 샘물을 가르치시고 그녀에게 자신이 메시아라는 사실을 알려주셨다(요4:1-42). 그리고 예수는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체포 시 자신을 부인하고 배반한 수제자 베드로에게 나타나시어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며 세 번이나 인격적으로 물으시고 그의 신앙을 다시 확인하시고 그를 복권(復權)시키시고, 그에게 새로운 사명을 부여하셨다(요21:15-23).

셋째, 신체적인 질병을 치료하셨다. 예수는 갈릴리에서 나병 환자를 고치시고(막1:42), 가버나움에서 지붕을 뚫고 침상채 달아내려진 중풍병자를 고치셨다(막2:12). 안식일에 회당에서 손마른 자를 고치셨다(막3:5). 그러자 갈릴리, 유대, 예루살렘, 이두매, 요단강 건너편과 두로와 시돈에서 온 많은 병자들이 몰려왔다. 예수는 이들을 고치시고 귀신을 추방하셨다(막3:7-12). 예수는 12년 혈루병 여인을 고치시고 회당장 야이로의 12살 된 딸을 죽은 데서 살려내셨다(막5:42). 게네사렛 지방에서 예수는 각종 병자들을 고치셨다(막6:56). 갈릴리 호수 지경에서 귀먹고 어눌한 자를 고치셨다(막7:35).

2) 통전적 섬김

영혼 구원과 신체 및 지성의 구원은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다. 양자는 예수의 전인적 구원사역 안에서 불가분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짝을 이룬다. 그것은 신발의 짝이나 안경의 짝처럼 어느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는 그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구원은 분리된 것, 분열된 것, 파괴된 것을 온전하게 하고 정상적인 것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구원은 하나님과의 깨어진 관계, 자기와의 왜곡된 관계, 사회와의 잘못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예수는 나병 환자를 치유하시고 그에게 이르셨다: "삼가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서 네 몸을 제사장에게 보이고 네가 깨끗하게 되었으니 모세가 명한 것을 드려 그들에게 입증하라"(막1:44). 군대귀신 들린 거라사인을 고치시고 그를 집으로 돌려보내셨다. 이는 영혼과 신체에 관련해서 이들이 치유된 것을 알림으로써 이들에게서 있어서 상실된 가족적 사회적 관계가 회복되기를 위한 것이다. 예수는 치유를 통전적으로 이해하셨다. 이처럼 예수께서 보여주신 섬김이란 영, 마음과 신체를 통합하는 통전적 행위(ganzheitliches Handeln)로서 행해졌다. (계속)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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