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동성애 관련 이단재판은 시대착오"
[특별대담] 서광선 회장, 이정배·이은선 교수 내외 ④

입력 Sep 16, 2017 08:12 AM KST

[편집자 주] 서광선 본지 회장과 이정배, 이은선 교수 내외와의 대담에서 동성애 문제가 다루어졌다. 대담은 동성애의 문제를 종교적 배타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종교 혹은 신앙과 다르다고 해서 이단시하고 배격하는 배타주의의 연장선상에서 성소수자의 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종교적 배타주의는 인간 배타주의이고 사회적 배타주의이기도 한 것이다." 대담 내용의 4부를 전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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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지유석 기자 )
▲이은선 세종대 교수

서광선: 여성차별을 인간성의 회복을 통해 극복하자는 의견을 제시하셨는데, 차별과 관련하여 한국교회에서 지금 문제시되고 있는 사안을 거론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는 그 사안을 문제라고 보지 않는데 다들 어렵다고 말해서 저도 어려운 문제라고 부릅니다. 바로 성소수자, 동성애자 문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왜 그렇게 폭력적으로 반응하는지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다들 끔찍한 것처럼 그렇게 무시하고, 이단시하고, 심지어 이단재판까지 하려는 판입니다. 이 얘기는 누구한테 질문을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좀 가르쳐 주십시오.

이은선: 제 생각에는, 만약에 동성애가 합법화되면 자식을 낳는 것조차 남성 파트너 없이도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기존 체제가 무너지게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나님도 하나님 아버지라고 해야 될 지 어머니라고 해야 될는지? 남성목사만 모신다는 건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게 되겠지요. 그런 식으로 무너지면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아주 죽기 살기로 막는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한 사람이 주체적인 사람이냐 아니냐의 마지막 관건은 자신의 몸을 자기가 결정하느냐의 문제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많은 철학자들과 종교가들이 그렇게 말했는데, 자기 몸의 취향에 대해서 스스로 NO!라고 말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주체성의 표현이다. 막스 쉘러는 '나인자거'(Nein-Sager, 'No라고 말하는 사람')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그런 의미에서 어떤 사람은 동성애가 허락되는 사회가 되면 이제 더 이상 남녀 구분을 가리지 않고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자신의 성 생활의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게 되니까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더 이상 몸의 한 부분만을 관계해서 얻어질 수 있는 쾌락보다 더 좋은 쾌락이 있다라는 걸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되면, 인간은 다른 차원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동성애 문제는 인식의 문지방을 넘는 사안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정배: 저는 동성애 문제는 종교가 아니라 과학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성경 어느 한 쪽 구석에 있는 한 구절을 갖고서 '된다 안 된다' 왈가왈부할 일이 아닙니다. 우주상에는 사람은 사람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식물은 식물대로 동성애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들이 10%~13%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 상태가 오리지널 블레싱(Original blessing, 원복)의 상태라는 거에요. 동성애적 성향을 타락이나 과오가 아니라 그 자체를 오리지널 블레싱의 상태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자꾸 부정적으로 보는 기독교적인 시각 탓에 그 사람들이 자꾸만 음지로 음지로 숨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행위가 부정적으로 비치게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지요. 기독교는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인식들을 확대재생산하는데 크게 기여해왔습니다. 하지만, 동성애 문제의 책임을 기독교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은선 교수의 말대로, 성의 평범성과 연계하여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저는 동성애의 문제를 과거의 지동설, 천동설처럼 종교의 시각을 우선하여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과학의 시각으로, 자연적 상태의 관점으로 접근할 때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봅니다.

서광선: 그러니까 결국은 내가 가지고 있는 종교 혹은 신앙과 다르다고 해서 이단시하고 배격하는 배타주의의 연장선상에서 성소수자의 문제를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종교적 배타주의는 인간 배타주의이고 사회적 배타주의이기도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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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지유석 기자 )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

이정배, 이은선: 네, 맞습니다.

서광선: 내가 오늘 이 인터뷰를 위해서 지난 이틀 동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서 받은 책을 보면서 성경구절을 이렇게 뽑았어요. 그 책은 배타주의자들이 말하는 성경구절들에 대해 그 맥락을 설명하면서 예수의 복음이 결국은 소외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며, 그러한 보편주의적 태도가 기독교의 중심이라고 공표하고 있어요. 그런데 배타주의자들은 맥락 없이 성경을 읽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바울 서신의 내용을 편협하게 해석하는 겁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6세기까지는 소크라테스를 비롯해서 그 많은 교황들까지도 동성애자들이었습니다. 교회가 동성애를 이단으로 처벌하기 시작한 게 6세기부터인 것이지요. 그 이후 성 소수자에 대한 억압이 사회적으로 전개된 것은 근대 사회에 들어오면서부터였습니다. 그 억압은 소위 모더니즘의 산물인 셈이지요.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런 억압이 구체화되었는데, 21세기 들어 한국교회에서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질 않는군요. 심지어 이단시비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임보라 목사가 동성애자를 옹호한다면서 이단으로 재단하려는 시도가 지금 진행되고 있거든요.

이은선: 요새 이단재판이라는 말을 하면 사람들이 다 코웃음을 칩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 떼아르 드 샤르뎅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인간의식이 확산기에 있을 때는 어떻게든지 빨리 인구를 늘리고 인간정신으로 우주를 포괄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성간의 결혼은 굉장히 중요한 우주적인 명령이 됩니다. 하지만, 수축기로 들어서면 어떻게든지 다시 그 퍼진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서 이 지구를 하나의 의식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진행됩니다. 이때는 남자끼리든 여자끼리든 하나로 모으는 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되는 겁니다. 이제 그런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여자끼리 사랑한다거나 남자끼리 사랑한다거나 하는 일을 금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인간이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 문제인 것이지 사랑한다는 걸 왜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지요. 오히려 사랑이 많아져서 하나로 되는 게 관건인 것입니다. 정말 하나가 되고 싶어 하는 남성끼리 여성끼리의 사랑을 막는다는 것은 너무나 시대에 뒤쳐진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서광선: 임보라 목사는 목사이기 때문에 종교재판을 받아야 한다고들 벼르고 있는데, 이은선 교수는 목사가 아니니까 재판을 빠져나갈 수가 있을 겁니다.

모두: 하하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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