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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회갱신 첫 단추는 '상식' 회복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 성추문에 붙여

입력 Sep 02, 2019 11:13 AM KST

mbc

(Photo : ⓒMBC)
▲100억 원대 배임·횡령죄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가 20대 여성과 함께 호텔에 드나드는 모습이 담긴 제보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주 성락교회 김기동 원로목사의 성추문이 언론 보도로 알려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은 8월 27일 '어느 목사님의 이중생활'편에서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엔 김 원로목사가 20대 여성과 대전 모 호텔을 드나드는 장면이 담겨져 있었다.

김 원로목사의 성추문은 새삼스럽지는 않다. 2017년 즈음 김 원로목사의 성추문을 기록한, 이른바 '성락교회 X파일'이 불거지며 엄청난 파장이 인 적이 있었다. 이 X파일 속엔 미성년자 성폭행, 여교역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등 수위 높은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파장은 걷잡을 수 없었다. 교회는 원로목사 지지파와 교회갱신그룹으로 갈라졌고,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일도 잦았다. 이 와중에 김 원로목사는 공소시효 만료, 혹은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법망을 빠져나갔다.

김 원로목사가 20대 여성과 밀회를 나누던 시점은 이렇게 파장이 잠잠해지던 와중이었다. 새로이 불거진 성추문이 분노를 일으키는 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이 세운 교회가 둘로 쪼개져 갑론을박하던 사이에 자신은 손녀뻘 되는 여성과 밀회를 즐겼으니 도무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하나님의 법은 멀리 있지 않다

이 지점에서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살펴보자. 구약성서 모세오경 중 하나인 신명기는 모세 율법을 기록한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신명기 기자는 율법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그것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하늘에 올라가서 그 법을 내려다 주지 않으려나? 그러면 우리가 듣고 그대로 할 터인데 하고 말하지도 말라. 바다 건너 저쪽에 있는 것도 아니다. 누가 이 바다를 건너가서 그 법을 가져다주지 않으려나? 그러면 우리가 듣고 그대로 할 터인데 하고 말하지도 말라. 그것은 너희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너희 입에 있고 너희 마음에 있어서 하려고만 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 신명기 30:12~14 (공동번역 성서)

이 구절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즉, 그리스도교 교리는 상식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다. 자신이 세운 교회가 분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와중에 젊은 여성과 밀회를 나눈 건 분명 상식과 어긋난다. 교회 재정을 쌈짓돈처럼 사용한 점 역시 상식과 맞지 않는다.

성락교회는 이단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따라서 김 원로목사의 행태를 이단종파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각은 중요한 시사점을 놓치게 만든다. 성락교회뿐만 아니라 상당수 기성교회가 목회자 성추문, 과도한 헌금강요, 방만한 교회재정 운영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성락교회를 향해 누가 돌을 들 수 있을까?

다시 신명기 말씀을 되짚어 본다. 신명기 기자는 단순명쾌한 어조로 하나님의 법이 하늘에 있지도, 바다 건너에 있지도 않다고 말한다. 또 친절하게 하나님의 법은 아주 가까이에 있고, 하려고만 한다면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지금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상식'의 실종이다. 더 이상 교회라는 울타리에 스스로를 가두지 말고 상식을 회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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