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박사(한신대, 교회사) ⓒ베리타스 DB |
3일 오후 서울 수유동 한신대 신대원 장공기념관에서 열린 이날 강좌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김은섭 박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 연구목사)의 주제발표에 이은 연규홍 박사(한신대, 교회사)의 논평이었다. 김 박사가 두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 그들의 사역을 평가하는데 그쳤다면 연 박사는 두 인물의 차이를 낳은 배경에 주목했다,
연 박사는 두 거장이 서로 다른 신앙적 색깔을 지니게 된 점에 대해 장공은 학자적 스타일이었고, 추양은 목회적 스타일이었다고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장공은 유학자의 집에서 태어나 19세기까지 한학을 공부한 사람이었다. 어려서부터 동양고전을 외우고 썼으니 경서를 읽는 깊이 있는 눈으로 성서도 읽었다는 것이다.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야고보를 좋아했던 장공에 대해 연 박사는 "그에게 있어 신앙은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는, 선택과 결단의 행동이다"라며 "한 평생 그의 키만큼 글을 썼고, 그 글 하나하나는 시대의 진실을 증언하며 역사를 바꾸는 힘을 갖고 오늘의 한신과 기장을 세웠다"고 말했다,
반면, 추양에 대해선 "부끄러움 없이 남 앞에 서서 말하는 웅변에 능했다"며 이 때문에 "복음의 선포를 통해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많은 이들을 회개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추양은 과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병으로 사선을 넘어 목회자가 되었기에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말하는 사도 바울을 좋아했다.
또 이 둘이 신앙적 노선을 결정적으로 달리한 계기로는 ‘공산주의’에 대한 인식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연 박사는 "추양은 군사독재라 할지라도 그것이 무정부주의나 공산주의보다는 낫다는 것, 즉 반공국가가 더욱 현실적이라는 목회적 판단을 했으나 장공은 진정 공산주의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독재체제 하에서 천민자본주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반독재·반자본주의적 입장에 섰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입장 차이로 장공은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국가나 정부가 잘못된 길을 갈 때 이에 비판적으로 저항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선교사명이라고 생각했던" 반면, 추양은 "교회의 성장을 통한 국면의 전환이 중요했기에 그에게 가능한 선택은 비참여적 묵인의 길"이었다는 것도 갈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