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4월28일(목) 저녁7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김조광수 영화감독과의 대담 프로그램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 마당>을 개최하고자 했으나 예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진행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당초 이 행사에 대해서 교계 내외의 반동성애 단체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인권센터는 소통을 위한 자리라며 강행할 의지를 표명했다. 그리고 이날 행사장에는 행사진행을 위한 준비가 완결되어 있었다. 행사시작 예정 시간이 20여 분이나 지나갔지만, 행사장 길 건너편에서는 반동성애 집회가 진행중이었고 조에홀의 문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방청객들로 장사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행사가 지연될 것은 예상할 수 있었다.
한 시간여 동안 행사지연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없자 방청석에 앉은 사람들은 간간이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지도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답변만 실무자들로부터 받았을 뿐이다. 항의가 잦아질 즈음에 신원불명의 한 청년이 행사장에 들어와서 대담이 기독교회관 7층 NCCK 회의실에서 암암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알리며 실무자들에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때 조에홀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인권센터의 실무자인 P 목사는 "방청석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리잡은데다가 행사장 바깥에 장사진을 형성하며 입장을 대기하고 있는 반동성애 성향의 교인들 때문에 안전 문제를 고려하여 장소를 옮겨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이러한 해명을 들은 방청객들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입장표명도 없이 간간이 지도부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말만 하면서 결국은 다른 곳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은 명백한 속임수이며 이렇게 속여서 진행할 행사를 애초에 왜 시작했으며 그것도 기독교회관에서 진행하고자 한 저의가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그리고 일부는 7층으로 올라가서 거세게 항의하며 대담을 중지시켰고 일부는 남아서 실무자들과 언쟁을 벌였다. 그 와중에 방청객들 사이에서 편이 갈라져서 서로 고성을 주고받는 사태까지 벌어졌고 입장이 다른 목사들과 평신도들 사이에도 불편한 언사가 오고갔다.
결국, NCCK 지도부의 책임 있는 해명을 듣지 못한 채 방청객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관리직원들이 조에홀의 전등을 서둘러 소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