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화제작 '지옥2'를 감상한 김학철 교수(연세대)가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드라마 감상평을 전했다. 김 교수는 특히 드라마 속 광기 어린 종교집단 화살촉과 새진리회의 집회 현장이 "낯설지가 않다"는 평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지옥2'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그는 먼저 "넷플릭스의 '지옥2' 시리즈 전편을 다 보았다. 작품이 훌륭하여 감독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니 연상호 감독이었다. 혹자는 그가 반기독교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비난한다"며 "반면 감독 자신은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고 한다. 내 판단에는 훌륭한 기독교 메시지를 담은 영화다. '욥기'와 '전도서'와 예수의 메시지가 조금씩 섞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서방 교회에서는 법정 언어로 이해되다 보니 죄-심판-용서/은혜의 맴돌이질 속에 사람들이 빠지기 쉽다"며 "이 쳇바퀴가 자갈길에 구르다 보면 삐그덕 소리를 내며 온갖 부정적 해석을 낳고, 그것이 다시 사람들의 생명력을 빼앗는다"고 덧붙였다.
'지옥2'의 줄거리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지옥2'는 느닷 없는 고통과 재난을 인과응보로 굳게 해석하는 이들(새진리회/화살촉)과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람들(소도) 사이에 일어난 해석 전쟁을 그린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인과응보의 틀 안에서 극단주의자들인 화살촉이 등장한다. 인과응보 과잉 해석(죄와 회개와 용서를 구함)에 아내를 잃은 남편은 '소도'를 위해 일하다가 화살촉에게 죽어간다. 그는 죽어가면서 마침내 알았다고 이렇게 외친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서로 죽게 만들고, 마침내 지옥을 이 땅에 옮기는 것이 신의 의도다.'
이에 김 교수는 "그러나 그것은 신의 의도가 아니다. 그 역시 고통과 재난은 느닷 없는 것이고 거기에 신의 의도를 부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소도'에서 극적으로 '새진리회/화살촉' 방향으로 옮겨간 것 뿐이다"라며 "신의 의도가 아니라 인간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그렇게 반응한 것이다. 이 영화에서 초자연적인 세력은 재앙처럼 일어나지만 본질적 의미에서 지옥은 인간들이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조금 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또 약간의 신파조이기도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는 고통의 원인을 묻고,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게서 죄를 발견/발명/창조하려고 하는 대신 사랑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가 드러나고, 사랑으로 생명을 돌보고 지키는 것을 핵심 가치로 말한다. 또 곧 닥칠 종말을 앞둔 것처럼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해야 한다고도 충고한다"고 했으며 "그런데 영화 속 새진리회와 화살촉의 사고 및 그들의 집회 방식이 낯설지 않은 것은 웬일인가"라며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