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 「기독교사상」 최근호에 기고한 글에서 밝혀

이승열 목사(한국교회디아코니아아카데미 원장)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과정에 디아코니아와 사회선교에 대한 커리큘럼이 부재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교회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디아코니아와 사회선교에 대한 조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이 글에서 "사회복지선교는 사회봉사/사회복지 프로그램을 통해서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줌으로써 복음의 향기와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선교적 효과를 나타낸다"고 했으며 "디아코니아 신학에서는 선교를 목적으로 사회봉사(디아코니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순수하게 봉사하는 것 그 자체가 선교이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디아코니아 사역이 교회 성장의 도구적 가치로 전락하는 것을 것을 우려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사회봉사와 사회복지를 많이 해오면서 개교회의 성장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아온 경우가 허다했다. 이 점을 올바르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 형식의 사회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교회와 정부 간 협력 모델에 대해서는 "교회가 위탁을 받아 사회복지를 운영하는 형태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에 순수한 사회봉사의 정신과 헌신적 요소가 더해진다면 간접 선교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리라 기대한다"고 이 목사는 전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일반 사회의 사회복지는 철저하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와 관련된 다양한 사회복지법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지며, 법적 근거와 자격 규정, 지침, 예산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한계를 지닌다"며 "허락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나 활동은 제약이 있으며, 재정 운영의 융통성이나 한계도 분명하다. 사회복지를 시행하는 시설이나 센터 또는 복지기관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기독교 기관이나 단체 또는 교회가 위탁 운영하는 경우 가장 큰 갈등과 문제는 기독교적 정체성을 운영과 경영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사회복지선교와 영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갔다. 이 목사는 "기독교 디아코니아 영성은 교회공동체 내에서 싹이 나오며 성장하여 무르익는 것이다. 이것은 홀로 한적한 곳에서 명상이나 수련을 통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오히려 세상 한복판에 서 있는 교회에서, 온전하지 못한 그리스도의 다양한 지체들이 모여 예배하는 공동체 속에서 말씀 선포를 통해 동기를 부여받는 영성이다. 결론적으로 디아코니아 영성은 선포되는 말씀으로 하여금 신앙인의 실천적인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선교를 근거로 한 선교적 교회론의 재구성도 모색했다. 이 목사는 "선교는 교회를 구원의 방주로 이해하는 교회론, 모이는 교회 중심으로 생각하는 전도론, 지역사회와 분리되어 있는 분리된 교회론, 배타적 세상 이해 등을 전제로 진행되었다"며 "이제 지역 속의 교회, 지역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이를 반성하고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선교적 교회의 열 가지 특징을 소개하는데, 이 특징은 지역사회를 섬기며 선교하는 교회론과 더불어 사회복지와 사회봉사 사명을 감당하는 과제와 책임의식을 내포하고 있다"며 "특히 중요한 점은 교회 현장에서의 케리그마와 디아코니아를 지역 주민과의 코이노니아와 더불어 실천하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기독교 사회봉사(디아코니아)와 선교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사회봉사 자체에 선교적 의미가 있으며, 선교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사랑이 복음으로 전해져야 하는 것이다"라며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한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글을 맺었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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