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장공 김재준 목사의 삶을 역사연구 방법으로 접근하여 통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올해는 김재준 목사가 서거한지 30년이 되는 해인데, 김 목사는 1987년 1월19일 함석헌과 함께 "새해 머리에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유언으로 남기고 1월27일 87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 했다. 김 목사는 한국개신교 인물 가운데 권위주의 독재권력에 저항하여 이례적인 역사참여 궤적을 남긴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한국교회사에서 김 목사는 보수신학 전통의 한국장로교 안에서 1930년 이후 자유주의 신학운동을 전개하여 1950년대 중반 장로교를 분열시킨 주역으로 지목당하고 있다. 2차 분열을 거친 한국장로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로 갈라지게 됐다. 이 과정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는 신학사상/신학방법을 중심으로만 조명되어 왔다. 그 결과 김 목사에 대한 연구는 한국장로교의 분열과 기독교장로회의 출현을 둘러싼 신학 갈등 및 신학변증에 초점이 맞춰져 왔고, 이 경우 교단 입장에 따라 긍정 또는 부정의 극단적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연구경향은 1960년대 중반을 경계로 교회와 사회 양 차원에서 선명하게 대비되어 전개된 그의 삶을 통합적으로 관찰하지 못한 데서 기인한다. 가령, 196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김 목사의 역사참여를 신학적 언어로 정치하게 설득하는 작업과 일반역사학이 김 목사의 일관된 '교회참여'를 비종교적 언어로 해석하는 작업 사이에는 학문적 간극이 존재한다. 따라서 김 목사의 이례적인 역사참여를 유의미하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기존 교회사가 놓쳐온 일반역사적 관점을 통한 통합적 조망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러한 필요성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 가지의 과제를 규명하고자 했다. 첫째, 김재준 목사의 삶을 통사로 접근하여 역사인물로 재해석함으로써 선행연구들의 단절적 시야를 극복하고자 했다. 둘째, 김 목사의 사회참여를 통해 개신교 민주화운동의 시원적 성격을 밝히고자 했다. 셋째, 김 목사에 대한 평가가 교회사에 종속되어 있는 점을 극복하고자 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제를 중심으로 김 목사의 '기독교적 사회참여'를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주제로 파악하며 통합적 서술을 시도했다.
저자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에서 「김재준의 기독교적 사회참여 연구」(2016)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선사학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회원이며 한국현대사 및 개신교 사회운동사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본 장공 김재준의 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 이해」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실시한 '2016년 민주주의학술논문 공모'에 선정된 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