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수원교구에 이어 천주교 대전교구도 소속 신부 성추행 논란을 빚은 가운데 천주교 대전교구는 7일 소속 신부 성추행 문제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신부가 종교교육을 빙자하여 여학생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성추행 폭로가 나오자 천주교 대전교구는 교구장 명의로 특별 사목 서한을 발표했다.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장은 서한에서 "성추문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용서를 청한다"고 밝혔다. 유 교구장 이어 "이는 일회적인 문제로만 볼 수 없고 수직적인 교회 구조와 관리체계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포함해 이후에라도 교회에 접수되는 모든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들을 교회법과 사회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 쇄신의 다짐을 구체적으로 증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신부 성범죄 방지 차원에서 사제에 대한 교육과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유 교구장은 특히 "사제성소를 더욱 철저히 식별하고 부르심에 온당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교육, 상담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한 여성은 고등학생이던 2001년, 학교에서 종교교육 활동을 담당했던 대전교구 신부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피해자는 "야외로 데려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 당황했다. 나이가 들어 마주할 용기가 생기면 한번은 찾아가 사과라도 받아겠다고 생각하고 묻고 살았다"고 신부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대전교구는 자체 조사를 실시해 성폭행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자 해당 신부를 정직 처분했다. 하지만 일정 기간 업무를 정지하는 정직은 징계 수위가 너무 낮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회법에 따른 조치지만 사회적 통념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볍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한모 신부도 성추행 논란을 빚고 정직 처분을 받았다. 한 신부는 '울지마 톤즈' 고 이태석 신부와 함께 출연할 정도로 명망있는 신부였으나 천주교 여성 신도를 성추행 했던 사실이 폭로됐다.
당시 천주교 신도 김민경씨는 이날 KBS와의 인터뷰에서 수원교구 소속 한모 신부로부터 수년 전 성폭행을 당할 뻔한 사실을 폭로했다.
김씨는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한 신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식당에서 나오려 하는데 한 신부가 문을 잠그고 강간을 시도했다"며 "이후에도 한 신부가 문을 따서 방으로 들어와 움직이지 못하게 나를 잡고는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네가 이해를 좀 해달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2011~2012년 성추행을 당한 김씨는 결국 계획했던 1년 봉사를 마치지 못하고 11개월 만에 귀국했다. 김씨는 7년여간 피해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최근 미투 운동에 용기를 얻어 방송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