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요한계시록은 '배제' 아닌 '포용'으로 활용돼야..."

연세대 연신원 BK21팀, '미래 세대를 위한 요한계시록 해석' 주제로 예일대 린 교수 초청 특별강연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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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대 제공)
▲예일대학교 이잔 린(Yii-Jan Lin) 신약학 교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의 4단계 BK21 초연결 시대의 미래 종교 교육연구팀(BK21팀·팀장 임성욱 교수)은 지난 8일 예일대학교 이잔 린(Yii-Jan Lin) 신약학 교수를 초청해 '제국주의적 성서 해석이 남긴 근·현대 사회의 상처를 넘어: 인종·민족·젠더 시선으로 배제된 아시아계 이민자를 포용하는 요한계시록 읽기'를 주제로 원두우 신학관 소리갤러리에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특별 강연은 제국주의적 성서 해석이 인류사에 끼친 영향력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종교 교육 방향을 탐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번 강연은 근·현대 사회에서 요한계시록의 제국주의적 해석으로 아시아계 이민자가 배제와 억압을 경험한 사례를 살펴보고, 인종·민족·젠더 개념이라는 새로운 해석 틀을 통한 기존 성서 해석의 전복 가능성을 논의했다. 나아가 요한계시록이 공존과 회복의 서사로 전환할 가능성을 고찰하며, 미래 세대를 위한 성서 해석과 종교 교육의 방향을 확인했다.

강연에서 이잔 린 교수는 요한계시록이 미국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점을 조명했다. 린 교수는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표현이 신문, 만화, 소설 등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 반복적으로 등장했으며, 요한계시록의 사회적 활용이 미국의 건국 이후부터 트럼프 시대까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한계시록에서 언급된 '새 예루살렘' 표현을 주목하고, 해당 표현을 중심으로 요한계시록이 미국 사회 전반에서 어떻게 정치적·문화적 도구로 기능해 왔는지를 설명했다. 특히 미국을 하나님의 피난처로 이상화 하는 데 사용됐고, 중국계 이민자를 잠재적 범죄자로서 배제하는 과정에도 활용됐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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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대 제공)
▲예일대학교 이잔 린(Yii-Jan Lin) 신약학 교수 초청 특별 강연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아울러 린 교수는 인종·민족·젠더의 개념을 적용해 성서 해석이 특정 집단의 사회적 배제를 정당화하는 사례를 설명했다. 요한계시록 22장 15절("개들과 점술가들과 음행하는 자들과 살인자들과 우상 숭배자들과 및 거짓말을 좋아하며 지어내는 자는 다 성 밖에 있으리라")에 등장한 '개', '점술가,' '살인자,' '더러운 자,' '음행하는 자,' '우상 숭배자' 등의 표현이 중국계 이민자에 대한 낙인의 용어로 작동한 사례를 지적하며, 제국주의적 성서 해석이 사회에 미친 악영향을 규탄했다.

이 밖에 강연자는 제국주의적 성서 해석으로 과거의 억압을 재현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포용적인 미래 세대 형성을 위해,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차별적 성서 해석을 폭로하고, 아시아인을 포함한 세계 시민이 함께 연대하고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석과 미래 지향적인 종교 교육의 기반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강연을 기획한 임성욱 교수는 "린 교수의 강의는 현대 사회에서 이민 문제를 둘러싼 종교, 인종, 및 젠더의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하였으며, 이러한 분석은 서구 사회의 문제 뿐만 아니라 인구 절벽 시대에 다문화주의를 재평가해야 하는 한국 사회와 한국 교회에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잔 린 교수는 중국계 미국인 신학자로서 인종, 민족, 이민, 젠더 개념이 성서 해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왔다. 연구 문헌으로 『사본의 에로틱한 삶(The Erotic Life of Manuscripts)』(옥스퍼드 2016), <이민과 종말: 스물일곱 번째 신약 성서가 미국 이민사에 미친 영향(Immigration and Apocalypse: How the Book of Revelation Shaped American Immigration)>(예일 2024) 등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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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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