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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예수와 정치범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입력 Jan 13, 2014 04:16 PM KST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어느 해였는데 한국의 K장로교단 총회의 개회예배 설교에서 신학교의 A교수가 예수는 정치범으로 처형되었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해남에서온 L회원이 즉석에서 반박한 일이 있었다. 그 교수는 자기는 민중신학 사상을 가지고 성서를 이해한 것이었다. 
 
복음서의 기록을 보면 유대교 제사장들이 예수를 종교 이단자로서 죽여야 하겠는데 처형할 법적 권리가 없어서 반로마제국적 유대인 왕이라는 누명을 씌워서 빌라도에게 넘겼고, 빌라도는 청부살인자가 되어 예수를 정치범이라는 죄목으로 처형한 것이다. 예수는 평소에 하늘나라의 복음 운동가로서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바치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드리라는 교훈으로 하늘 나라 운동(교회 선교 운동)과 세상 나라를 이분법적으로 분명히 구별했다. 사도 바울도 같은 태도로서 두 가지 시민권, 곧 하나님 나라 시민과 세상 나라 시민을 구분했다. 
 
기독교 역사상 교회와 국가의 구별이 문제가 된 적이 많았다. 제4세기 북아프리카에서 정통 교회로부터 이단으로 몰린 도나투스파가 폭력으로 교회를 파괴하고 사람을 해쳤을 때 로마 정부가 그들을 처벌했을 때 도나투스파는 교회는 국가 밖에 있기 때문에 국가가 교회(종교) 문제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통 교회는 교회는 국가 안에 있는 한 단체라고 말했다.
 
초대 로마 교회는 성 어거스틴의 사상의 영향으로 하나님의 나라(도성)와 세상의 나라(도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정의를 세상의 나라(국가)가 본 받아야 한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교회는 영적 단체이고 국가는 물질계를 다스리는 조직이고 영적인 것이 물질적인 것 보다 우월한 것이라고 밀라노의 감독 암브로스가 주장했다. 그리하여 그는 민란을 진압하면서 사람의 피를 많이 흘리게 한 데오도시우스 1세 황제가 부활절에 교회 예배에 참석하려 왔을 때 그를 저지하여 돌려 보내기도 했다. 
 
교회와 국가는 분리되어 있고 또 교회가 국가 안에 있는 한 단체이기는 하지만 교회의 영적 권위의 우월성을 주장했는데 중세기 로마 가톨릭 교회는 교회의 우두머리인 교황이 국가의 군주의 권세 위에 정치적으로 자리잡고 국가 권력자로서 행세하려다가 국가와 교회가 충돌했고, 세상 정치권력을 행사하면서 부폐하고 타락했다. 소위 신정정치의 실패라고 말할 수 있다. 
 
16세기 종교 개혁자들은 교회와 국가를 분리시켰으나 연합해서 종교개혁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프로테스탄트 국가를 만들기 위한 길이었다. 가톨릭 교회도 가톨릭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정치와 연합했다. 그러다가 30년 종교전쟁으로 국가도 교회도 다 같이 수난을 당해 큰 피해를 입은 후 두 종교 사이의 관용이 비로서 생기게 되었다. 그러나 교회와 국가의 연합체제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 서양에서 기독교(교회)와 국가(정부)의 완전분리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정되었다. 가톨릭 국가였던 프랑스도 나중에 미국의 본을 따라 정교 분리가 성사되었다. 오늘 민주주의 헌법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교분리를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종교(교회)는 정치에 관여할 수 없고, 반면에 국가(정부)는 종교를 간겁할 수 없고 또 종교에 대한 어떤 법도 만들수 없게 되어있다. 이것이 정교분리 곧 국가와 종교의 이분법적 법칙이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고 동시에 세상 나라의 시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기독교인들은 두 나라에 충성을 해야 하며 세상 나라의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교회가 국가의 일(정책)을 간섭할 권리는 없으나 교회의 교인은 국가의 시민의 일원으로서 국가나 정부의 정책을 비판할 수 있다. 즉 사회 정의나 국민의 인권이나 복지 문제 등등에 대한 의견을 찬반 간에 표현하고 그러한 것을 위한 시민단체 운동에 동참할 수도 있다.
 
요즘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회정의나 인권이나 복지 문제 등등은 비기독교인들과 일반 시민단체들이 선도하고 있고 기독교인들은 시민으로서 동참하거나 유사한 운동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나 교단이 종교 단체의 이름을 걸고 국가나 정부의 시책에 대항하여 정권 타도를 외치는 것은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나며 다만 국민과 국론 분열을 가중시키는 것이고 기독교 신자가 시민의 권리로써 반정부 시민운동을 하다가 벌을 받거나 투옥되는 일이 있어도 그것은 종교범이 아니고 정치범이다. 예수는 이러한 종료의 정치범이 아니고 오직 하늘나라 운동을 하다가 처형된 순교자였고 유대교 지도자들 입장에서는 예수가 종교범이었다. 
 
그러므로 기독교 목사나 평신도가 정치참여 하는 것은 세상의 시민으로 하는 것이지 하나님 나라 복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사회 정의나 인권이나 자유를 위한 정치적 운동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와 국가에서는 종교적이 아닌 일반사회의 상식적인 보편적 가치에 속한다. 그러므로 예수를 이러한 운동의 정치범인양 설교한 그 교수는 오판을 한 것이었다. 
 
한국 교계에서 정치참여 하는 사람들 중에 제2차 대전 때 히틀러에 대항하다가 (암살단체에 속해서)처형당한 본회퍼 목사의 이름을 거론하기 좋아하는데 그는 정치범으로 히틀러 정권이 내린 처형을 받았지 그를 종교범으로 처형한 것이 아니었다. 그가 비록 기독교의 신앙을 가지고 신앙적인 확신을 가지고 한 일이라 해도 그는 개인 신도로서 자기 선택으로 정치적 저항을 했다. 그래서 그 전쟁이 끝난 후 독일 교회는 그를 순교자로 간주하여 주지 않앗다. 그는 독일의 많은 반히틀러 운동가들 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과 같이 처형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예수의 교훈대로 가이사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 곧 세상 정치적 이유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이유, 곧 사람의 죄가 용서 받게되는 복음을 전하여 하나님과 원수되어 있던 관계에서 떠나 그의 자녀로서 구원 받게 하는 하늘 나라 시민의 선교의 본분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목사와 신자가 정치참여 하느라고 반정부투쟁 같은 일을 할 때 분별력 없이 자칫 잘못하거나 과격하면 목사나 신도의 하나님 나라 시민권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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