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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식 칼럼] 예배(미사)의 신성을 보존하자
이장식·한신대 명예교수

입력 Jan 26, 2014 11:53 PM KST
▲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오늘날 한국교계에서는 개신교든 가톨릭 교회든 예배 또는 미사가 본래의 목적에서 빗나가 예배나 미사의 신성을 훼손시키는 일이 있어서 그리스도교의 위상이 격하되는 우려가 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박해를 받고 유대인 성전이나 회당에서 모이지 못하고 신자들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는데 그 예배는 제사가 없는 유대인 회당의 예배와 같은 형식이었으나 성전의 희생제사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의 죽음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모일 때 마다 가졌다. 이 성찬식을 떡 떼기라고 또는 애찬이라고 말한 곳도 신약에 있지만 나중에 ‘유카리스트’라고 불렀는데 그 말은 헬라어의 ‘감사’라는 말이었다. 그리하여 예배는 찬송과 성경과 설교 외에 성찬식, 유카리스트 의식의 거행이었는데, 이 유카리스트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최후 만찬을 가졌던 식사였다. 또 그것은 유대인들의 신앙의 동지들이 매 안식일 전야에 가졌던 신앙 동지들의 애찬이었으므로 초대교회의 예배는 그리스도인 신자 동지들이 모여서 드리는 예배였다. 이러한 성격이 그리스도 교회 예배의 원형과 목적을 명시하는 것이다. 
 
요컨대 그리스도교 예배는 그리스도인 신앙 동지들이 함께 모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의 속죄의 은혜를 기념하고 감사하며 하나님께 찬송과 감사를 돌리고 그리고 신앙 동지들의 사랑과 친교와 일치를 재확인하는 것이었다. 예배의 원래의 이 목적에 어긋나게 예배 행위를 하는 것은 예배의 원래 목적과 함께 예배의 신성을 훼손하는 일이된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예배를 ‘미사’라고 부르고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때부터 십자가 죽음까지의 일생을 드라마틱하게 의식(儀式)으로 이어가는 것인데 미사의 절정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의 의식이다. 실로 미사는 개신교의 예배보다 더 엄숙하고 신성해 보인다. 그런데 중세기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 신성한 미사를 오용하는 일이 많았는데 그 중의 한 가지는 죄수들(이단들)을 사형할 때 수도사(또는 신부)가 십자가를 앞세우고 성당의 종소리를 들으면서 사형장으로 들어오며 미사 준비를 했던 점이다. 당시 종교재판관들이 그 뒤를 이어 들어오자 수도사가 설교하면서 미사를 드렸고 이어서 판결문이 낭독되고 쇠사슬에 묶인 죄수들이 화형장으로 끌려갔던 것이다. 죄인을 용서하여 구원해야 할 미사의 설교와 제식이 죄인을 죽이는 정죄 의식이 되고 말았다. 이렇게 미사는 오용되고 미사의 본 원래 목적과 신성이 훼손되었다. 
 
근래 한국의 천주교의 정의구현사제단에 속한 사람들이 현 정부의 대통령에 사퇴하라는 시민단체들과 호흡을 같이하여 대통령 하야(정죄) 미사를 많은 수녀들과 신자들을 데리고 드렸는데 이 미사는 중세 로마교회 수도사들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미사의 성격이 되었다. 
 
또 개신교파를 한 교단의 총회장과 총무가 가운(십자가가 새겨진)을 입고 십자가를 들고 역시 대통령 사퇴의 구호를 외치면서 교회도 아닌 광장에 모여 예배 행위를 한 것도 가톨릭 정의구현사제단 미사와 유사한 성격과 목적의 것이었다. 그 신부들은 다른 곳에서도 정부가 하는 일(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등)에 나타나서 반대투쟁하는 반정부 군중들과 합세 또는 격려하는 미사를 드렸다. 그 밖의 다른 곳에서도 그런 미사를 드렸는데 가톨릭 교회의 그 엄숙하고 신성한 미사의 권위와 신성이 훼손되어 심히 안타깝다. 신구교를 막론하고 정치 참여에는 한계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성직자가 그리스도교의 가장 귀중한 예배와 미사의식을 교회 밖에서 대수롭지 않게 행하고 있는데 이는 옛날 무당이 아무 곳에서나 귀신을 봤다고 하면서 어느 곳에서나 굿을 벌리던 행사와 유사하게 만들고 있다. 
 
그 뿐 아니다. 한국 개신교 안에서는 예배를 교회 싸움의 준비처럼 생각하고 총회나 노회나 개교회가 예배를 먼저 드려놓고는 그 다음에는 싸움 순서로 들어가기를 서슴치 않았던 일이 많았다. 어떤 교회는 한 교회당 안에서 같은 시간에 싸움 양편이 갈라져 예배를 드리면서 강단 점령전을 벌리기도 하였다. 특히 해방 후 교파 분열 싸움으로 예배가 싸움의 준비의식이나 싸움꾼 결집책으로 이용되었었다. 이러한 모양으로 한국 개신교의 권위는 추락했고 한국사회에서 위상 추락을 자초한 것이 되었는데 이 폐단이 교회나 교단이나 교회 연합기관에서 동일하게 발생되고 있다. 
 
개신교 예배는 오늘날 성만찬 의식을 주일예배 때 제외시키고 있으며 교회당 안에서나 예배 시간에 분쟁과 싸움하기에 별로 꺼리낌이 없을지 모르며 또 예배당 안에는 十자가도 하나 붙어 있지 않으니 예수님을 생각할 만한 재료가 눈에 보이지도 않으니 마음 놓고 인간의 자연적 속성대로 교회당 안에서 싸우게 될 것이다. 예배를 예배답게 드리지 못하는, 교회를 교회답지 못하게 하며 예배의 신성을 훼손하는 교회나 성직자는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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